◆김홍기 삼성SDS 대표
애플리케이션서비스임대(ASP)는 기업 정보화에 있어 네트워크 경영으로 정보화 투자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경쟁력 기업의 강화 전략 중 하나다. ASP를 채택한 기업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사지 않고 소정의 사용료만을 지불함으로써 자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급속한 정보기술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 특히 IT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정보화 투자가 미비한 우리나라 중소기업 현실을 감안할 때 ASP는 최적의 해법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아직 ASP 형태의 서비스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회사의 중요한 시스템을 과연 남에게 맡길 수 있을까’ ‘만일 맡긴다고 해도 잘해낼 수 있을까’ 혹은 ‘정보유출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 등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시대는 유형이 무형으로, 소유가 접속으로 대체되는 급속한 정보혁명 과정이다. 반면 모든 부문에서 직접 소유를 고집하고 있는 기업의 행태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ASP 서비스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불안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경영환경과 기술의 변화 추이를 주시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가를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인식 전환을 위해 성공기업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도 있다.
쌤소나이트코리아는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른 시스템 변경의 어려움을 고민하던 중 ASP 방식의 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보유출을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이 회사 대표는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고 한다.
“정보 보안이 대단한 것 같지만 사무실 귀퉁이에 대충 놓여 있는 서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들고 갈 수도 있고 정보를 복사할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감추고 보관하는 데 있어서도 전문인력이 더 나은 것 아닙니까. 선수는 운동에만 전념하고 매니저가 모든 일을 처리하듯이 전문가에게 정보시스템을 맡기고 경영에 보다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최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디지털 경쟁력 경영대상을 수상한 해강휀스타 역시 ASP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이 회사는 ASP 방식 ERP 도입을 통해 재고금액을 20억원에서 5억원으로 절감했다. 1명당 매출액을 다섯 배나 늘리기도 했다. ASP 도입으로 기업은 무소유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기업이 참고할 만한 본보기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