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SK텔레콤과 포괄적 제휴를 체결한 것은 국내 대형 고객사를 잡기 위한 영업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선이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대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은 ‘제휴 프로젝트’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노림수는 대기업의 IT 수요에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대기업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 한국썬은 지난해 7월부터 ‘대형 어카운트 관리 모델’이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해왔다. SK·삼성·LG·대형금융사 등을 관리하는 특정 조직과 인력을 두고 있다. 이들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한 본사 차원의 지원도 다각도로 진행돼 왔다. 지난해 3월 방한한 선 스콧 맥닐리 회장이 삼성이나 SK를 방문했을 때 ‘의례적인 방문 이상의 업무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한국썬의 이 같은 정책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선이 삼성전자와 서버 OEM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실제 최근들어 삼성 금융 관계사의 정보시스템 인프라로 선 장비가 대거 채택되고 있어 선의 대기업 제휴 전략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다.
업계에서는 선과 SK텔레콤의 제휴로 IBM이나 HP(구 컴팩 포함)의 장비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SK텔레콤 정보시스템 인프라로 선 장비가 채택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차세대정보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일대 개편을 추진하면서 유닉스 환경으로 다운사이징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그동안 HP나 컴팩 장비에 밀렸던 선 장비도 SK텔레콤 정보시스템실 한 켠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관계자는 “선이 SK그룹 관계사와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 대기업들과 선의 관계가 보다 밀접해지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며 “한국썬은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고객 참여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대형 고객사를 겨냥한 영업 전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