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의 인텔리전스의 동향과 적용기술’이란 주제로 열린 제5차 e-Biz클럽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인텔리전스가 컴퓨터 부문의 핵심기술로 모든 산업에 퍼져 있다”며 “산업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부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전자신문사와 한국커머스넷(대표 안병문)이 공동 주관하고 한국전산원이 후원한 제5차 e-Biz클럽 토론회가 지난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인텔리전스의 동향과 적용기술’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최근 각 산업에서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인텔리전스(인공지능)의 시장동향과 향후 전망을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김진형 교수(KAIST 인공지능센터)의 주제발표와 정태명 교수(성균관대)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인텔리전스가 전 산업에 걸쳐 파급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성에 대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며 “산학연의 관계자들이 모두 관심을 가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와 토론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
토론자
사회:정태명 교수(성균관대)
주제발표:김진형 교수(KAIST)
토론:신홍식 사장(보나비전, 지능정보시스템학회 회장)
안병문 부사장(한국오라클)
권동수 교수( KAIST)
문홍집 부사장(대신증권)
신상철 단장(한국전산원 지식정보기술단)
◇사회=이미 40년전에 출현한 인텔리전스(인공지능)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공지능의 의미와 산업별 활용도는 어느 정도인가.
◇신홍식(보나비전 사장)=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인공지능 회사들이 90년대 들어오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인공지능 산업이 이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오며 아직도 인공지능 산업은 유효하고 전 산업에 끼칠 파장효과가 크다는 것이 새삼 확인됐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PC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효율적인 데이터마이닝 등 인공지능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만하다.
◇문홍집(대신증권 부사장)=증권업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정보의 수집, 가공, 분석, 전달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답은 과거의 데이터에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란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못쓰고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권동수(KAIST 박사)=90년대 들어 인공지능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며 로봇 산업도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중저가 제품을 공략하던 일본만 살아남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새로운 시장,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행동할 줄 아는 로봇을 만들려면 하드웨어적으로는 가능해졌지만 문제는 인공지능이다. 인터넷과 로봇은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인터넷에서 화면에 있는 정보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통해 직접 만지고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로봇의 인공지능을 합쳐 효과를 보는 경우다. 결국 사람과 인터페이스를 쉽게 만들 것이냐의 문제는 인공지능이다.
◇안병문(한국오라클 부사장)=경영지원 솔루션 쪽에서는 인공지능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가트너그룹에 의하면 BI는 ‘정보화되고 진보된 의사결정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액세스, 탐색, 분석하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기업의 전체 업무에 산재돼 있는 데이터를 잘 정제하고 저장 및 공유해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신속, 정확하게 예측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도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라클도 국내에서 한 카드사의 BI를 구축해 매출 증대, 원활한 분석업무 지원, 운용체계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상철(한국전산원 단장)=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공공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95년부터 조달 전자문서교환(EDI)을 시작해 웹 기반의 e프로큐어먼트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문서가 점처 단순화되고 문서처리시간도 27일 걸리던 것이 이제는 7일 이내로 줄어들었다. 또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음성인식 등의 기술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전산원은 웹 서비스, 음성인식, 텔레매틱스 등을 연구해 공공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역기능은 점차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면서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공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돼야 할 것이다.
◇사회=인공지능의 발전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권동수=한 분야가 비즈니스로 성공하려면 주변의 여러 분야가 함께 동조해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 인공지능 역시 전산관련 인력뿐만 아니라 기계 등 여러 산업분야의 관련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그렇게 연구하고 사회적으로나 정부 차원에서라도 지원해준다면 중장기 효과는 나타나지 않겠느냐. 특히 백색가전화의 기반이 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로봇과 인공지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시장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홍식=인공지능은 컴퓨팅 기술의 핵심이다. 인공지능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되고 시장이 형성되려면 결국 백색가전이 돼야 하는데 이렇게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e비즈니스는 다르다. 이미 B2C의 경우 검색엔진인 웹로봇이 있을 수 있으며 전자우편을 바로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술도 있다. B2B에서는 다양한 공급망관리를 해주는 에이전트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아직 비즈니스 부문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전에 비해 기술, 하드웨어 등 인프라가 발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밝다.
◇문홍집=주가예측 부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80%가 온라인으로 거래를 한다. 결국 80%는 고객의 얼굴을 모른다는 것이다. 증권회사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인터넷기반으로 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다. 그래서 인공지능분야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문에 활용한다면 효과가 클 듯하다.
◇사회=지금까지의 얘기를 정리해 보면 인공지능은 두가지로 분류된다. 누가 보기에도 인공지능으로 부각되는 경우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경우다. 정확히 말하면 인공지능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각각의 산업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깊지만 산업에 끼치는 그 파급효과에 주목할 만하다.
<정리=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