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기어시스템즈가 무선랜 사업부문을 매각함에 따라 국내지사의 무선랜사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기어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무선랜 칩세트 및 카드를 제외한 무선랜사업 전부문을 네트워크장비업체인 프록심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오리노코’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아기어의 무선랜 제품의 생산 및 판매는 프록심이 자사 무선랜 장비인 ‘하모니’ 제품군과 더불어 진행하게 됐으며 아기어시스템즈코리아(대표 박수달)의 무선랜사업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조직현황=아기어코리아는 별도의 오리노코 사업부를 두고 국내 채널협력사인 웨이코스, 쿠스코아이티, 한국네트워크엔지니어링 등 3개사와 함께 무선랜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현재 2명으로 구성된 오리노코사업부는 외관상으로는 아기어코리아 산하 형태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기어코리아가 아닌 아기어 본사조직으로 편성돼 있어 박수달 사장이 아니라 미국 본사 및 아태본부 오리노코사업부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아기어의 무선랜사업을 인수한 프록심은 아직 국내에 지사가 설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몇몇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직수입해 시장에서 유통하고 있지만 물량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영업정책 큰 변화 없을 것=프록심이 아기어의 무선랜사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사 제품과 함께 오리노코 사업을 병행하기로 한 만큼 국내 오리노코 사업부는 프록심 소속으로 전환, 기존 영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기어코리아 관계자는 “오리노코 사업부는 기존 영업체제를 유지하면서 프록심의 무선랜 제품 영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프록심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나오고 새로운 제품군이 추가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프록심의 국내지사 설립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국내 오리노코사업부가 어떠한 형태로 전환될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너지 여부는 미지수=이번 매각으로 무선랜 제품군을 확장하게된 프록심이 한국 무선랜시장에서 어떠한 활약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올들어 무선랜사업을 강화해온 아기어코리아와 달리 한국시장에 기반이 없는 프록심이 사업주체가 된 만큼 오히려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군을 다양화했다는 측면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겠지만 국내 지사가 없는 프록심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벌일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올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무선랜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프록심이 얼마나 빨리 한국내에 사업조직을 구성하는 가가 사업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