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 풍속도 어떻게 변하나>(3)길치여 안녕

이동전화단말기와 관련된 일화는 수없이 많다. 등산길에서 갑자기 폭풍우를 만났으나 단말기로 구조요청을 한 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휴대폰으로 구조요청을 한 이들까지 있다. 이제는 길치도 말 못할 속앓이에서 해방될 날이 멀지 않았다.

 세상에는 음치도 많지만 의외로 길치도 많다. 한번 다녀온 길은 절대 잊지 않고 되짚어 갈 수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방향 감각조차 무딘 길눈 어두운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특히 운전이 일상화되면서 길치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값비싼 내비게이터를 차에 달지 않더라도 이동전화단말기만 있으면 걱정 끝이다. 조만간 휴대폰에 위치추적시스템(GPS)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GPS 단말기는 지구상공의 고정 궤도를 도는 24개 GPS 위성으로부터 수신되는 전파의 강약과 시차정보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계산해 낼 수 있는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 이 단말기에는 GPS 위성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고성능 안테나 모듈과 수신된 전파로 위치정보를 정확히 계산해 내는 연산 알고리듬이 내장돼 있다.

 지금까지 GPS 단말기는 소형 부품 개발 및 디자인상의 제약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동전화단말기 활용을 위한 관련 업계의 꾸준한 연구 끝에 최근 본격적인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GPS기능이 내장된 3세대 단말기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CH-X650 모델이라는 GPS 단말기를 내수용으로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LG전자도 개발에 한창이다.

 이동전화단말기에 GPS 기능이 접목되면 더이상 통화수단에만 머물지 않는다. 단말기는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에 무궁무진할 정도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GPS 단말기에는 긴급구조 호출, 내 위치와 상대방 위치 알리기, 지도 및 쿠폰 다운로드하기, 주행정보 자동안내 등 다양한 기능이 내장될 예정이다. 긴급구조 호출 기능은 GPS용 핫키를 길게 누르면 정확한 현재 위치를 즉시 계산해 가까운 정부기관이나 구조기관에 자동으로 구조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으로 위급상황에서 버튼 하나로 구조대에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위치 알리기 기능은 현재 자신의 위치나 생활 편의시설, 문화공간 등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으로 길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전망이다.

 GPS 단말기는 아동이나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통신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 위치 알리기, 가까운 보호시설 찾기, 위급 상황시 구조기관 호출하기, 보호자에게 현재위치 알리기 등 응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많다.

 또한 물류 및 운수관련 업계에는 단말기 하나로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 획기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목적지까지의 교통정보를 이용해 사고나 도로공사 등으로 인한 정체 구간을 피할 수 있어 막대한 물류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위치추적을 통해 실시간으로 배송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물류최대 과제인 재고감소에도 획기적인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지도 다운로드하기 기능과 길 안내 서비스는 운전자들에게는 더없이 편리한 도구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정보 자동안내기능이 내 차의 현재 위치와 목적지, 최단 이동경로, 혼잡도로 정보 등을 수신해 음성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제 이동전화단말기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 이전에 사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지켜주는 유용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GPS 휴대폰의 보급이 확대될수록 개개인의 생활과 산업 측면에서 많은 파생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