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0여개의 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추진해왔던 ‘협업적 IT화사업’이 해당업체들의 참여저조, 현대차측의 방관 등으로 중단위기에 처했다. 특히 협업적 IT사업 성패를 가를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보급은 현재까지 15개 협력업체에서만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업전담 수행업체인 오토에버는 사업규모를 축소해 해당업체 수를 50개로 줄여 집행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사업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올해 예산집행이 이미 끝난 현재로서는 사업추진이 힘들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의 협업적 IT화 사업은 정보에 열악한 영세 2, 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존의 VAN망과 인사·급여·회계 모듈을 가미한 ERP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방식으로 보급해 영업·자재·생산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 사업을 통해 협력사들간 온라인 거래를 통한 원가절감 및 경쟁력 향상을 기대해왔다.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전담해온 오토에버는 현대차의 시스템통합(SI)·시스템관리(SM)·시스템판매(SR) 사업을 전담하는 e비즈니스 계열사. 오토에버는 이번 사업을 통해 현대차와 협력사간 e비즈니스 구현을 한단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해 왔다.
이번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대상 협력사들의 정보화 의지 미약과 함께 현대차 차원에서도 2, 3차 협력사들을 e비즈니스 환경으로 이끌어가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토에버 역시 사업전담 인원을 불과 3명만을 배치하는 등 안일한 사업추진도 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오토에버가 해당업체 수를 축소하여 중진공에 사업신청서를 낼 때까지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현대차측은 “오토에버에 사업을 맡긴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오토에버측은 “2, 3차 협력사를 ASP방식으로 묶는 것이 이번 사업의 골자로서 이윤이 남는 장사가 아니다”며 “앞으로 현대차에 IT부문을 협력사 선정 평가항목에 포함시켜 자발적인 e비즈 환경구축을 독려하는 방안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도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차원에서라도 업계 선두인 현대차의 협업적 IT사업은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모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명승욱 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