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해외반응

 한국의 이탈리아전 승리를 놓고 각국 언론들은 천차만별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과 미국 언론은 한국이 아시아 축구의 수준을 높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한국이 잘 싸웠지만 논란이 많은 경기’였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중국과 대만·홍콩 언론들은 이탈리아를 꺾고 ‘8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팀의 투지를 높이 평가하면서 2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시아 대표의 선전을 기원하는 논평을 실었다.

 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 등 일부 신문들은 월드컵 특집면 1면 전체를 할애해 한국의 역사적인 8강 진출 소식을 전했다. 반면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끝에 3전 전패를 당한 중국과 대만의 일부 신문들은 후반전에 토티가 퇴장하는 등 편파 판정에 힘입어 운좋게 8강에 진출했다고 시샘어린 논평을 내놓았다.

 ○…일본 언론들은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일궈낸 한국축구의 투혼을 높이 평가하면서 터키에 선제골을 내준 뒤 무기력하게 패한 일본대표팀의 정신력에 일침을 가했다.

 교도통신은 “일본도 적극적인 공세로 서포터의 호응을 얻었지만 한국의 경이적인 끈기에는 비할 바가 못됐다”면서 “서로가 지친 막판에 일본은 숨을 헐떡인 반면 견고하기로 정평이 난 이탈리아 수비진의 사소한 실수도 놓치지 않고 설기현이 종료직전 동점골을 뽑아냈다”고 한국의 집요함을 격찬했다.

 요미우리신문도 ‘한국, 집념의 역전’이란 제목으로 투지와 조직력에 힘입은 한국의 8강 진출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마지막까지 자기 리듬을 잃지 않은 것이 승인이었다”는 홍명보 선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히딩크 감독이 1년반동안 키워온 ‘멀티플레이어’들에 의한 조직축구가 큰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BBC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분위기는 ‘절망과 분노’ 일색이었다. 섭씨 40도의 기온 속에서 TV를 시청하던 일부 로마시민들은 경기가 패배로 끝나자 토티의 퇴장과 토마시 골에 대한 오프사이드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주심에게 죽음을!”이라는 극단적인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특히 로마 중앙역 광장에서는 일부 한국 응원관중에게 병을 던지며 “게임을 훔쳐갔다”는 말과 함께 욕설을 퍼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심을 매수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CNN·USA투데이 등은 경기 상보를 전하면서 한국의 파이팅을 높게 평가했다. USA투데이는 ‘한국이 이탈리아를 몰아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선수들은 지난 66년이 기억날 만큼 끝없는 파워를 보였다고 전했다. CNN도 ‘안정환의 골든 골이 이탈리아를 침몰시켰다’면서 안정환 선수의 골넣는 사진을 크게 뽑았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