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파워콤 지분 30(4500만주)∼54(8100만주)%에 대한 매각 입찰이 21일로 다가옴에 따라 입찰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지분 인수시 얻게 될 수혜 정도와 향후 주가 전망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에선 일단 지분 향방과 관계없이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이번 지분경쟁을 통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통신주 중에서 소외받았던 상황을 다소나마 타개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경쟁입찰이 그렇듯이 승자와 패자의 확정 여부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판이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물론 막판에 그랜드컨소시엄 형태로 두 업체가 뭉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입찰에 참여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경우 각자의 사업 구조, 재무 상태, 시너지효과 정도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이 최대 지분을 확보할 경우=데이콤은 당초 전략대로 50.1%의 지분을 확보, 파워콤의 최대주주 및 경영권자로 올라설 경우 향후 5년 동안 연간 1조원 이상의 투자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국제전화·시외전화·보라넷·천리안 등 유선 중심의 음성 및 데이터통신 서비스에 주력해 왔던 데이콤은 모든 통신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가입자망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파워콤 지분을 인수할 경우 더 이상 중복 투자하지 않고도 전국적인 가입자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게 데이콤측 설명이다. LG그룹 차원에선 LG텔레콤과 데이콤이 기존 통신서비스를 위한 망임대 비중을 파워콤쪽으로 상당 부분 이전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시에선 파워콤 인수로 데이콤이 얻는 효과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최근 마무리된 유상증자 대금 2083억원과 내부 유보자금 1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추가로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금 여력을 떠나 파워콤 인수대금 문제는 지분확보를 통해 얻게 될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단기적으로 약발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파워콤을 인수하는 게 장기적으로 대형 호재지만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이 있는 만큼 장기간에 걸쳐 상승 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이 승자가 될 경우=현재 주력사업인 초고속 인터넷, 전용회선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파워콤이 갖고 있는 전국망은 절대적인 효용성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로통신은 파워콤이 설립되기 1년 전인 지난 99년부터 한국전력의 전국 통신망에 눈독을 들여왔다.
전국적인 통신망의 확보라는 차원에 국한할 때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의 파워콤 지분 확보 의미는 대동소이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분인수의 목적과 원칙에 있어서는 큰 차별성을 갖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파워콤의 경영권 확보와는 무관하게 30%의 지분 확보를 통해 망 운영권만 잡으면 된다는 입장이고,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형태로 파워콤 사업을 영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증시에선 하나로통신의 파워콤 지분 확보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자금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하나로통신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AIG, EMP 등 컨소시엄내 외국계 펀드가 소요비용의 90%를 맡고, 하나로통신은 10% 가량만 떠안을 계획인 만큼 자금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의 사업 내용과 보유망 형태를 감안하면 파워콤망과의 시너지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단기적인 자금압박 문제만 해소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론 주가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