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대표 박운서)이 최근 국제망 네트워크에 도입할 정보보호 솔루션에 대한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실시하면서 참가업체로부터 비용을 받아 관련업계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데이콤의 이번 프로젝트는 국제망을 이용한 외부의 불법침입에 대한 탐지와 유입된 웜바이러스 등을 차단하기 위해 게이트웨이에 기가비트급 침입탐지시스템(IDS) 4대와 하드웨어일체형 통합보안제품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총비용은 1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데이콤은 이달 들어 총 10개 정보보호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에 대한 BMT에 들어갔으며 이달말까지 도입 제품을 확정, 다음달에 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데이콤은 이 과정에서 BMT에 참가한 업체들로부터 테스트 비용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BMT에는 IDS의 경우 국산과 외산을 포함해 총 5개 기가비트 IDS업체가 참가했으며 각 업체별로 200만원의 비용을 지불했다. 또한 통합보안제품도 5∼6개 업체가 BMT 비용을 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자사에 설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체 BMT할 경우 비용을 받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솔루션 도입업체가 자체적으로 BMT를 실시하기 어려워 테스트 전문 업체에게 외주를 줄 경우에는 여기에 참가한 솔루션 업체들이 테스트 비용을 지불한 사례가 일부 있었다. 데이콤의 이번 BMT는 ‘데이콤 정보보호그룹(ISG)’이 최근 용산사옥에 개소한 정보보호인증센터(BMT센터)에서 진행됐다. 결국 제품구입을 하면서 자체 인증센터의 실적과 수익을 함께 올린 셈이다.
이번 BMT를 진행하고 있는 데이콤 정보보호기술팀의 한 임원은 “BMT 비용을 받는 문제와 관련해 제안요청 설명회 때 업체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모두 동의했다”며 “기존에는 BMT를 해도 그 결과를 알리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결과 리포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값어치는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또 “BMT를 위해 2명 이상 엔지니어가 2개월간 전담하고 있어 인건비 측면에서도 이번에 받은 금액은 비싸지 않다”면서 “올 들어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제품을 도입하기 위한 내부 BMT를 실시하면서 비용을 받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번 BMT에 참가한 정보보호 솔루션 업체인 A사 관계자는 “자사 시스템에 제품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BMT에 비용을 낸 것은 처음”이라며 “제품을 판매하려면 도입업체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BMT에서 탈락한 업체는 테스트 비용만 손해보는 것 아니냐”며 “데이콤측은 BMT 결과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공인기관의 테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