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에 개별 상인들이 주축이 된 유통법인이 설립된다.
용산상가뿐 아니라 집단상가에서 사상 처음으로 상인들이 중심이 된 유통법인이 등장할 경우 온라인쇼핑몰 등 집단상가를 위협하고 있는 신유통점과의 가격경쟁력 회복은 물론 상가 유통시스템에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산 나진상가 상우회장을 맡고 있는 유성전자 강평구 사장을 비롯, 상가내 재력 있는 10여명의 상인이 모임을 갖고 가칭 ‘용산유통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유통법인 설립 추진에 참여한 상인들은 용산전자상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대규모 독자 유통법인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통해 하이마트·전자랜드 같은 전국적이고 단일화된 유통망을 확보, 대소비자 경쟁력을 키워나가기로 했다.
‘용산유통법인’은 글자 그대로 상인이 중심이 된 단일 유통회사로 기존 용산상가진흥조합이나 상가별 상우회와는 체제나 활동영역을 달리해 독자적인 상품 매입과 판로 확보에 나서게 된다.
특히 소규모 점포와는 달리 막대한 재원을 바탕으로 단일회사가 가진 빠른 상품 소싱과 조직운영의 장점을 결합, 상품 매입 및 유통에 나서 용산전자상가의 최대 현안인 가격경쟁력 회복에 앞장서 나간다는 계획이다.
상인들은 우선 법인 설립 및 사업을 위해 개인당 최소 1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 5억원에서 1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유통사업의 자본으로 활용하며 사업 진행과정에서 투자자 및 참여 상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들은 법인 설립에는 별 어려움이 없지만 신설회사가 용산에 정착하고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취급품목 선정 및 독자적인 총판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 아이템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1차적으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상품 발굴에 나섰다.
협의를 통해 총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품이나 자체 유통망으로 소화할 수 있는 취급 상품이 결정되면 곧바로 법인 설립 신고에 들어가 올해내에라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기존 상인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용산상가에서 취급하지 않거나 취급해도 소수에 그치는 상품 위주로 소싱에 나서며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후 취급 상품이 중복되는 상인에 대해서도 투자자로 흡수해 나갈 계획이다.
용산유통법인 설립에 앞장서고 있는 강평구 사장은 “인터넷쇼핑몰·TV홈쇼핑·할인점 등의 급성장으로 소매는 물론 도매업체까지 용산이 그동안 누려왔던 가격경쟁력을 이미 상실했다”며 “상인 중심의 유통법인 설립을 통해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상품 및 중소기업의 우수상품 발굴 등으로 용산전자상가의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용산이 다시 전자유통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