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즌, 스포츠 영화에 푹 빠져보세요.”
한국팀이 16강 신화는 물론 8강의 ‘기적’까지 이뤄내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럴 때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제작된 축구 영화는 물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영화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
전설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스포츠 경기를 소재로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 등 주제는 다양하지만 다이내믹한 스포츠 경기를 생생하게 관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권투 영화 ‘챔피언’을 비롯해 현재 한창 촬영 중인 야구 영화 ‘YMCA 야구단’, 5월에 개봉해 큰 인기를 끈 ‘소림축구’, 최근 비디오로 출시된 ‘알리와 러브앤바스켓볼’ 등 따끈따끈한 작품도 적지않다.
◇축구=18일 열린 한국대 이탈리아전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보면서 소림축구를 연상한 사람이 적지않았다. 주성치 감독·주연의 소림축구는 배꼽잡는 축구 코미디. 지난달 17일 개봉돼 4주 만에 전국 80만 관객 동원을 기록, 흥행에도 성공했다. 절룩거리는 다리로 퇴물 취급을 받는 왕년의 스타플레이어 명봉과 소림사에서 무공을 익힌 씽씽이 만나 축구단을 결성하면서 웃음이 시작된다. 공을 한번 찼다 하면 1시간 뒤에 되돌아오고 담까지 무너지는 발차기 장면이나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공 등은 만화 같지만 유쾌하다.
지난달 10일 개봉돼 조만간 비디오로 출시될 ‘그들만의 월드컵’도 최신 축구 영화. 감옥에서 축구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는 사람들, 스타플레이어의 각성, 죄수와 간수의 대결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이밖에 평균 전과 6범 경력을 가진 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기상천외한 축구팀의 활약을 그린 조재현 주연의 ‘교도소 월드컵’도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권투=권투만큼 영화로 많이 다뤄진 분야도 드물다. 권투 영화의 고전인 ‘록키’와 ‘챔프’를 비롯해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성난 황소’,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보디&솔’ ‘헤비급을 위한 진혼곡’ 등이 대표적이다. 권투경기의 특성상 극적인 긴장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눈물겨운 삶이 오버랩되기 때문에 인기를 끌 만한 요소가 많다.
올해 선보이거나 개봉 예정인 권투 영화 2편은 실존인물을 소재로 해 더욱 흥미진진하다. 최근 비디오로 출시된 윌 스미스 주연의 ‘알리’와 이달 28일 와이드 개봉되는 유오성 주연의 ‘챔피언’.
알리는 기대만큼의 흥행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링에서 운명한 김득구 선수의 불꽃같은 삶을 그린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은 올 여름을 강타할 흥행 기대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야구=스포츠 영화에서 야구가 차지하는 위치도 상당하다. 실제 야구광인 케빈 코스트너가 모두 주연을 맡은 ‘19번째 남자’와 ‘꿈의 구장’이 대표적. ‘19번째 남자’는 열렬한 여성 야구광을, ‘꿈의 구장’은 자신이 일구던 옥수수밭을 뒤엎고 야구장을 만들고야 마는 중년 남자의 삶을 소재로 했다.
이밖에 여자야구팀의 활약상을 그린 ‘그들만의 리그’, 광적인 야구팬의 스토킹을 소재로 한 스릴러 ‘더 팬’,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가 소속팀으로 나오는 ‘미스터 베이스볼’ 등이 있다. 한국영화도 이장호 감독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야구 심판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등이 있으며, 현재 촬영 중인 송강호 주연의 ‘YMCA 야구단’도 개봉이 기대되는 야구 영화다.
◇기타=이밖에 농구 영화로는 최근 비디오로 출시된 ‘러브앤바스켓볼’,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에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바스켓볼 다이어리’ 등이 있다.
또 골프 영화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틴컵’이 있다.
한국영화인 ‘반칙왕’은 레슬링을, ‘허슬러’와 ‘슬랩샷’은 각각 당구와 아이스하키를 소재로 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