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IT기획부는 기업의 신IT문화를 잘 가꾸고 있는 곳으로 손꼽을 만하다. 부서 목표부터가 ‘상호협력, 인화단결’이다.
올해만 해도 건설업계로는 최초로 해외 ERP를 구축해 국내외 현장을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일을 이뤄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일하던 문화에서 통합의 문화로 대치해 놓은 것이다.
이처럼 IT기획부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지난해 교체된 경영진이 CIO직제와 더불어 IT기획부를 신설했다는 자긍심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사내 정보화 업무를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IT기획부는 CIC·ERP·인터넷팀 등을 포함한 사내 IT관련조직이 통합된 부서다.
23년간 현대건설에 근무한 이정헌 상무(CIO)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산실은 보조지원부서로 제일 말단 부서로 인식돼 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전산실의 도움이 없으면 모든 일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상무가 IT기획부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내 신IT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IT담당자일수록 변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
“현업 사용자를 설득하는 것보다 IT담당자를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상무가 시간만 되면 IT기획부 인력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스스로 변하라고 재촉하면서 경험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전산실이 신IT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으려면 철저하게 내부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기업과 같이 IT 자체를 외부 홍보용으로 생각한다면 사상누각처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가 중시하는 것은 전체와의 화합이다. 시스템통합업체에서 파견나온 건설 IT실 직원들과 현대건설 본사 인력과의 화합을 위해 프로젝트 단위로 자리를 편성하는 등 내부 불만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해외 ERP 운영을 위해 여성 인력을 과감히 파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보수적인 건설업계로서는 파격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일에서 과감한 변신을 추진하는 이 상무는 늘 IT와 함께 변화를 추진하는 전산실을 가꾸려 한다며 말을 끝맺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