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그룹, 2차전지 부문서 격돌 예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리튬 이온 폴리머 전지 세계시장 규모

SKC가 리튬이온폴리머전지를 시작으로 2차전지 부문을 전략적으로 육성함에 따라 국내 2차전지 시장은 삼성, LG, SK 등 3대 그룹간 경쟁체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2차전지 부문에서 SK와 기존 삼성·LG간에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과 LG는 이미 리튬이온전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SK는 자금력이 풍부하고 2차전지의 핵심 요소기술력이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SK가 주력할 리튬폴리머 시장은 아직 도입기라 ‘절대강자’가 없다. 따라서 삼성SDI와 LG화학과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여기에 SK는 2차전지 소재 및 부품에서 이동신단말기, 이통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후방사업의 수직계열화가 잘 이루어져 있어 삼성과 LG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왜 2차전지인가=SK그룹이 2차전지 부문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기기의 ‘심장’에 비유되는 2차전지가 핵심 기간 부품으로 향후 시장성이 매우 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진입 장벽이 높고 초기 투자비용이 커 대그룹 차원에서 수종사업으로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이미 휴대폰·PDA·스마트폰 등 모바일 정보기기의 주전원으로 사용되는 2차전지는 현재 국가적으로 평판디스플레이(FPD)와 함께 ‘포스트 반도체’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규모도 급성장세를 나타내 향후 2005년까지 두자릿수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SK가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모바일’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SK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 이동통신그룹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케미컬 중심의 소재·부품과 SK텔레콤을 내세운 이통서비스에 특화해오다 SK텔레텍을 내세워 단말기시장에까지 진출했던 SK그룹으로선 두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가교’로 2차전지를 택했을 것이란 얘기다.

 ◇시장재편 가능한가=SKC의 2차전지 사업강화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판도까지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2차전지 부문의 실세는 리튬이온전지인데다 SK의 2차전지 사업진출이 삼성이나 LG에 비해 최소한 3년 이상 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차전지가 모바일기기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시장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이유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내부적으로 SK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또 니카드(니켈카드뮴)전지에서 리튬이온으로 넘어온 2차전지의 계보가 향후 리튬 폴리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언제든 상황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최근 리튬이온전지가 폭발사고 등으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어 안정성과 디자인의 다양성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리튬폴리머전지의 존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표참조

 그동안 필름 및 자기테이프사업에서 축적된 높은 코팅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SKC의 2차전지 기반 기술력도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SKC는 현재 2차전지 성능을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양·음극을 균일하게 하는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월 200만셀 규모의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양·음극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부품·소재·장비·패키지 등 2차전지 관련 전후방업체들은 SK그룹의 리튬폴리머전지 사업강화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SK의 등장으로 삼성과 LG 양대그룹과 일부 전문업체들이 주도해온 국내 2차전지 업계의 저변을 더욱 확대, 수요증가로 이어져 관련 산업 자체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의 유일한 라이벌인 일본과의 2차전지 시장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2차전지 시장은 산요·소니·마쓰시타·도시바 등 일본업체의 독무대였다. 그런 만큼 SK의 등장은 이들 일본업체를 상대로 힘겹게 경쟁해온 삼성과 LG에도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란 의미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 시장은 아직 일본업체들의 공급량이 국내업체들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국내업체간 경쟁보다는 소니·산요 등 일본업체들과의 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SKC의 본격적인 시장진입에 따르는 영향은 국내업체보다는 일본업체들이 더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