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차안에서도 고성능 안테나를 통해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모바일 위성방송서비스가 성공할 조짐이다. 특히 모바일 방송서비스는 아직까지는 생소하지만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레저문화의 대중화와 맞물려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현황=최근 공항 리무진버스나 장거리 고속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차량내 TV에서 위성방송 프로그램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출범한 이후 등장한 신풍속도다. 대형버스에 설치됐던 TV수상기에 위성방송 수신용 셋톱박스와 고성능 안테나를 연결함으로써 가능해진 신종 방송서비스다. 이동에 따라 스스로 위성각도를 찾아가는 능동안테나(active antenna)가 버스에 탑재돼 스카이라이프의 디지털 위성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아직 스카이라이프가 차량용 공식 채널상품을 내놓지 않았지만 고속버스나 리무진버스를 중심으로 벌써 1000대 이상이 이를 설치, 이용하고 있다. 120만원대의 고성능 안테나 가격 때문에 TV를 제외하고 150여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버스 운전기사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이의 설치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적 시장창출=엄밀히 말하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이동체 위성방송은 스카이라이프의 공식상품이 아니다.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용 능동안테나 생산업체들이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창출한 비공식 서비스상품. 스카이라이프는 공식적으로 모바일 방송상품 전략, 마케팅 계획 등을 마련해 올해말 출시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모바일 방송서비스용 셋톱박스 상용제품의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안테나 역시 업그레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업계 움직임=스카이라이프의 사업전략과는 상관없이 안테나업체들의 움직임은 매우 분주하다. 모바일 위성방송서비스가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토바텔레콤(대표 배장휘)은 지난 5월초부터 영업에 나서 버스를 중심으로 1000대 이상을 설치했고 2000여대의 수주건수를 확보했다. 토바텔레콤은 금호고속과 500대에 대한 기본계약을 했고 천일고속·한진고속·중앙고속 등과도 계약을 체결했다. 안테나 전문기업인 하이게인안테나와 현대디지탈테크도 최근 모바일 위성방송서비스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토바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버스운전기사 사이에서의 입소문을 타고 모바일 위성방송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내년초부터는 버스회사들이 별도 예산을 편성하고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과 과제=리무진버스나 고속버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모바일 방송서비스는 잠재수요만 200만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4만여대에 달하는 관광버스의 경우 차내에 설치된 가라오케시스템이 교통법규와 맞물려 무용지물이 됨에 따라 모바일 위성방송시스템으로 눈을 돌릴 전망이다. 택시도 수요처다. 주 5일 근무체제에 따라 83만여대의 레저차량 역시 모바일 방송시스템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최근 조금씩 수요가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40여만대에 달하는 중대형 승용차량도 내년이후 주목받을 수요처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는 자동차회사들이 대형승용차량에 모바일 방송시스템을 옵션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협상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현재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차량용 셋톱박스 중 상당수가 구형버전이라는 점이다. 스카이라이프가 채택하고 있는 스마트박스와는 기술표준이 다르다.
이 셋톱박스는 현재 KBS1·2나 EBS1·2, OUN 등을 수신할 수 있으나 9월부터는 전파송출이 중단된다. 이에 대한 스카이라이프와 안테나 생산업체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잡음이 예상된다. 아울러 120만원선인 능동안테나 가격만 떨어지면 대중화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