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CCTV카메라 제조업계가 월드컵 특수로 CCTV카메라의 핵심부품인 CCD모듈이 2∼3개월째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이구동성으로 한소리를 내고 있다.
소니·샤프 등 세계적인 CCD모듈 제조업체에서 ‘월드컵 특수’를 타고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류에 들어가는 고해상도 CCD 수요가 폭증하자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CCTV카메라용 CCD 생산주문을 후순위로 밀어놓았기 때문.
대부분의 CCD모듈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CCTV카메라 업체들은 이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20∼40%씩 떨어지고 수출 납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는 등 곤란을 겪고 있다.
삼성테크윈·선광전자 등 덩치 큰 회사들은 사전에 CCD 재고를 확보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영세한 CCTV카메라업체의 경우 CCD모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중소업체는 CCTV카메라를 구입해 CCD모듈만 떼내 자사제품에 다시 조립하는 실정이다.
현재 공급 부족이 가장 두드러진 부품은 27만화소급 흑백·컬러 CCD모듈. 소니·샤프·마쓰시타 등은 부가가치가 높은 200만화소 이상 디지털카메라 CCD와 액정화면 생산라인 확보를 위해 CCTV카메라용 부품 생산은 일시 줄인 상태다.
관련업계는 월드컵이 끝나는 다음달께나 가야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월드컵 특수는 고사하고 연간 CCTV카메라 생산 목표량의 10∼15%를 눈뜨고 날려버렸다”면서 “한국팀의 잇따른 선전 소식은 반갑지만 카메라 생산라인이 정상화되려면 아무래도 월드컵 시즌이 지나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