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쟁적 경품마케팅 속 중소 가전업체들 `희비`

 대기업들의 경품마케팅에 중소 가전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 에어컨을 둘러싼 국내 가전사들의 판매경쟁이 가열되면서 ‘끼워팔기’가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등장한 가운데 대기업 특판 공급물량 확보 여부에 따라 소형·생활가전업체들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삼성전자, 만도공조 등 가전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은 파세코, 신일산업 등의 기업은 위축된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수익원을 확보한 반면 사은품 및 특판수요를 잡지 못한 업체들은 예상외로 부진을 보이는 매출 때문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

 신일산업(대표 김영 http://www.shinil.co.kr)은 국내 최대 김치냉장고 생산업체인 만도공조에 선풍기를 공급하고 있다. 신일산업은 지난 1월부터 만도공조가 에어컨에 끼워서 사은품으로 지급하는 선풍기 1만2000여대를 납품했다.

 또 해피라인이 농수산TV에서 판매하는 김치냉장고의 사은품으로 주는 이동형 냉풍기 1000여대에 대한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파세코(대표 최병호 http://www.paseco.co.kr)도 지난 12월부터 삼성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71L 김치냉장고를 납품, 매출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다맛 김치냉장고와 에어컨 판매과정에서 경품으로 주거나 리빙프라자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반면 특판 및 경품시장이라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가전업체들은 월드컵에 따른 매기 위축과 저가 중국산의 물량공세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업 경품마케팅의 협력업체로 참가한 업체들이 그나마 예년의 매출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사은품 및 특판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월드컵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선풍기 업체들은 월드컵 개막 이후 유동인구 감소와 예년보다 낮은 기온을 감안해 생산량을 축소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자사전 및 수첩업체들도 월드컵으로 인해 그동안 최대 수요처였던 대학생들이 유학시기를 한달 가량 늦추면서 제품판매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생활가전제품을 생산하는 A사가 현금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으면서 국내 소형가전 산업의 최대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소 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 1월 에어컨 예약판매부터 불붙기 시작한 대기업의 경품마케팅이 성수기를 맞은 선풍기를 비롯, 소형가전제품의 판매감소를 낳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품마케팅의 역효과를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할인점, 양판점 등 신유통 등장으로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중간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신상품을 수입하는 행위도 이들 업체에 의존해 왔던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를 잃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