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은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돼 버립니다.”
숭실대 전산원 류성열 원장은 이런 학생들에게 정보기술(IT)을 가르쳐 사회에 필요한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전산원이 시작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 각 대학의 전산원들은 설립 당시 목표인 전문 IT인 양성과 달리 4년제 대학 편입학원으로 변질돼 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통해 질 높은 IT인력을 양성하는 밑바탕이 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밀어내기식 교육정책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산원의 자유권 확보가 전문 IT인력을 양성하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류 원장은 대학과 동일하게 운영돼야 하는 학사과정과 방학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문학원으로 전산원이 탈바꿈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산원들은 학점은행제 적용을 위해서 일반 대학과 같은 기간인 16주 동안 수업을 해야하며 대학이 방학인 기간에는 전산원도 방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초 소양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IT교육을 시키기 위해 기존 대학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하고 학점을 딸 수 있는 과목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학원이란 곳에서 두 달의 방학을 실시하는 교육구조는 없어져야 한다는 류 원장.
그는 또 전산원이 IT전문인력 양성 역할이 약해진 것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교육이 주먹구구식으로 늘어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보기술 인력 양성이란 목표를 위해 IT는 무료라는 인식을 교육시장에 퍼트린 장본인입니다.”
IT는 무료라는 인식으로 인해 많은 관련 벤처기업들이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현상은 비단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교육시장에도 닥쳐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의 유료화와 정당한 대가를 지불, 교육을 받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 조성이 시급합니다.”
류 원장은 숭실대 전산원은 모자라는 강사를 4년제 숭실대 박사과정 학생들로 충당해 학사 출신 강사가 즐비한 다른 전산원과 달리 강사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캠퍼스 내 위치한 전산원들이 정체성을 갖지 못하는 것에 한탄만 하지 말고 대학과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우수한 박사 인력을 강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이어 “전산원 졸업이 로열티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과 집중화가 필요하며 많은 것을 배워 가려는 학생들의 의지,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강사들의 사명감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사회로 배출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