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동화기기도 `진화`

 금융자동화기기(CD/ATM)가 양방향 고객지원이 가능한 고성능 단말 환경으로 변모하면서 금융권이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도입에 눈을 뜨고 있다.

 기존 폐쇄형 전용망에서 기본적인 현금출납 기능에 그치던 금융자동화기는 최근 들어 웹 환경을 지원하고 멀티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탑재·삭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형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5일 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자동화기기의 활용도가 대폭 커질 것으로 보고 신속한 장애관리·기능향상이 가능한 중앙집중형으로 관리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규모 ATM 신규 도입건을 비롯해 최근 발주한 대부분의 자동화기기에 웹 기반 멀티프로그램 지원 기능 탑재를 요구하고 있다. 또 교보생명·대한생명 등 제2금융권도 새로 도입할 고객지원용 ATM을 웹 지원이 가능한 모델로 채택했다.

 이와함께 편의점과 지하철 등에 설치되는 자동화기기 역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웹지원 단말기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자동화기기의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경우 중앙전산센터에서 손쉽게 각종 기능을 추가·삭제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은행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클라이언트서버(CS) 방식에 의존, 새로운 고객 요구에 따른 대응이 쉽지 않은 형편이었다. 구형 자동화기기는 현재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의 경우 각각 5000여대, 금융권 전체에는 5만여대가 보급돼 있지만 새 프로그램을 구현하려면 일일이 기기를 수정하거나 별도로 CS 방식으로 온라인 처리해야 하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최근 △웹 브라우징 기능을 갖춘 단말기 △인터넷 기반의 네트워크와 더불어 중앙집중형 관리시스템 구축에도 관심을 쏟으면서 자동화기기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화기기가 티켓 발매·지로처리·인터넷·광고 등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등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종전의 CS 관리환경으로는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웹 기반의 중앙집중형 관리센터를 구축했고, 교보생명과 대한생명도 소규모지만 웹관리센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금융솔루션 전문업체인 웹캐시 윤완수 이사는 “지금은 기존 CS 환경이 웹 관리환경으로 전환하는 과도기”라며 “자동화기기는 향후 2∼3년 내 멀티키오스크형 고객접점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