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에 업고 IT 앞장세워 세계로, 세계로.’
2002 한일 월드컵 ‘주인장’에서 일약 ‘주인공’으로 변신한 대한민국 돌풍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8강에서 4강으로 이제 우승까지 이야기하는 한국 축구는 전세계에 대한민국을 각인시켰고 4700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신명과 자신감을 불어 넣고 있다.
한국의 4강 승전보와 함께 세계인의 귀와 눈에 전달된 ‘IT코리아’ 이미지는 이번 월드컵이 표방한 캐치프레이즈 ‘IT월드컵’과 매치되면서 한국 IT의 세계화를 앞당기고 있다.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곧바로 실점위기가 온다’는 말은 지금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월드컵 경기에서는 정설로 통한다. 우리가 지금 서둘러 ‘포스트 IT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월드컵을 계기로 높아진 우리 IT산업의 위상을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시키기 위한 민간과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당장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우리 IT산업을 확대시키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특히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까지 아우르는 IT산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의 최대 수혜산업인 IT부문의 성과를 구체화하고 극대화해 그 효과를 전 산업으로, 국가경쟁력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또다른 IT월드컵이 이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IT월드컵’을 내세울만큼 자신있는 IT라는 효자산업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의 최대 성과기도 한 전 국민의 단결된 레드파워와 자신감에 고무돼 있다. 또 외신을 타고 지구촌 곳곳에 타전되는 높은 국가브랜드 이미지도 있다. 이번 월드컵은 그 효과를 국가경쟁력 제고와 직결시킬 수 있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이제 우리가 갖춘 IT실력을 바탕으로, 하나된 힘을 동력으로, 높아진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태워 세계 속으로 파고 들면 된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으며 대외적으로는 세계 60억 인구에게 한국이 외환위기를 최단기간 내에 모범적으로 극복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었다”며 “특히 반도체·휴대폰·컴퓨터·초고속인터넷·자동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앞서가는 국가라는 강한 이미지는 앞으로 수출확대와 외자유치에 도움을 줘 경제선진국 진입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포스트 IT월드컵은 우리가 노력한 대가를 분명하게 챙기는 작업이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가마케팅, 뛰어난 IT인프라를 활용한 한국의 세계거점화, 국가지명도를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의 세계화 그리고 월드컵 유치의 또하나의 이유였던 지방 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국토의 균형적 발전 등이 우리가 월드컵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선물이다.
김칠두 산업자원부 차관보는 “월드컵 기간 정부와 업계가 초청한 수천명의 외국 CEO와 임원들은 한국의 발전된 모습,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체험하면서 한국을 다시 보고 있다”며 “이같은 대외 신인도 향상이라는 바탕 위에 월드컵 기간 보여진 성숙된 시민의식이 반영된 신 노사문화가 형성된다면 이번 월드컵은 우리 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사적인 행사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주말(22일) 광주에서 스페인과 4강 티켓을 놓고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사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5대 3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에따라 아시아국가로는 사상 첫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일궈낸 한국은 25일 독일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요코하마행 결승 티켓을 가리는 준결승전을 갖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