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기업체들의 외자유치 실적이 크게 줄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2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광주지역의 외자유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9%(237만달러) 감소한 71만달러에 그쳤고 전남도도 16.6% 감소한 1000만달러에 머무는 등 지난 2000년 이후 외자유치 실적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광주·전남의 외자유치 실적이 저조한 것은 값싼 땅값과 양호한 입지여건에도 불구, 외국기업들이 경제불황과 지리적 불리함 등으로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 한해 동안 우리로광통신·애니셀 등 광산업 및 정보기술(IT)업체들이 13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전체 2170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외자유치를 성사시킨 IT업체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또 전남에서도 대부분 선박·화학 등 일반 제조업종에 외자유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광주 평동 외국인기업 전용 2차단지 입주업체 분양률도 현재 20.7%에 머물러 있으며 목포 대불산단도 33%의 저조한 분양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는 올해 IT부문의 해외투자유치와 외국인 전용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 설명회와 주한 외국인 대상의 투자설명회, 국내외 박람회와 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광통신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세계 경기의 침체로 매출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가 절실하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기업들의 성공적인 외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용공단에 대한 추가적인 입주혜택과 분양가 인하 등의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정부가 외국투자기업 및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설립요건 완화를 골자로 한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공배법)’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투자환경이 열악한 지역 기업들의 외자유치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지자체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IT·생명기술(BT) 등 신기술 산업에 대해 수도권 공장설립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이 지방 이전을 포기하고 집적효과가 높은 수도권 지역으로 ‘U턴’하는 현상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배법이 통과될 경우 수도권 지역에 외국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은 뻔하고 당연히 지방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앙에 집중된 기업을 분산시키고 국토의 고른 발전을 위해서라도 공배법의 시행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