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성과는 4700만 우리 국민의 응집된 힘과 저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고 전세계 230여개국에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입니다. 월드컵 이후의 효과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허브’ 정책을 보다 장기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영석 한국외국기업협회장(47·TI코리아사장)은 다국적 기업의 투자 및 아시아본부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제도·교육·문화 등 인프라 부문에서의 각종 걸림돌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언어소통 문제는 물론, 경직된 노동시장과 외국기업에 대한 인식도 아직까지 미천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펼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주변 경쟁국에 비해 높은 소득세 및 법인세와 복잡한 세율구조, 불투명한 세법 등 세제상의 문제도 다국적기업이 우리나라를 외면하는 주요 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다국적 IT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월드컵 대표팀이 보여준 것처럼 전략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가 직면한 인프라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이미 동북아 허브로 자리잡은 싱가포르나 홍콩을 따라잡거나 차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월드컵을 맞아 외국기업들을 초청, 투자유치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던 손 회장은 “한국의 장점은 다른 여느 아시아국가보다 우수한 인재와 성실하고 창의적인 노동력이 많다”며 “이같은 인력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외국 IT기업이 한국의 경제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