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벤처지원 포럼]주제발표-시장상황에 맞는 지방 펀드 결성 필요

◆산은캐피탈 투자조합팀장 고덕진

 

 최근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벤처기업 73%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벤처캐피털의 이 지역 투자 집중률이 88%에 달하고 있다. 이는 현재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지역 분포를 분석해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현재 산은캐피탈은 경기벤처 1, 2호 펀드 각 120억원, 150억원을 포함해서 강원, 대덕, 광주, 경남 지역에서 모두 7개 총 368억원 규모의 지방벤처펀드를 운영 중이다.

 각 지역에 설립된 이들 펀드는 평균 50억원 안팎으로 수도권 지역 펀드와 비교해 보면 규모면에서 작은 편이다.

 이렇게 그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이들 펀드 대부분은 투자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 또 그 지역에만 100%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없고 일부를 다른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창투사들이 지방 전문 펀드의 지방 기업 투자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투자 수익률을 보장받는 안전 투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투자 대상 기업을 물색하기 어려운 지방 투자 환경을 방증하고 있다.

 투자가의 입장에서 벤처 기업 수도권 편중 원인을 분석해보면 관련 인프라 부족, 인력 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장과 시장논리가 지방 기업에 불리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지방 벤처 기업들은 대부분 시장과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고 동시에 기술도입과 매출 창출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투자자인 벤처캐피털은 상대적으로 시장논리가 잘 적용되는 수도권에 집중된 고부가가치 첨단기업들을 중점 투자 대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지방 벤처 투자 재원 확보와 전문 펀드 설립 추진 정책으로 벤처캐피털 접근하는 것은 결코 최선책이 아니다.

 무엇보다 지방 펀드 조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부족해 지역 투자 여건과 정보가 부족한 벤처캐피털에 지자체 펀드가 수익성이 있다는 확신을 주는 일이다.

 지방 기업들이 수도권과 비교해 열위에 놓여 시장에서 소외되는 지금의 투자 상황을 해소하려면 정부가 시장 기능을 조절하거나 재정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시장 기능 조절의 한 사례로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 때 지방 소재 기업에 우선 심사권을 주거나 그 문턱을 조금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도 있다.

 결국 제대로 된 지방 전문 펀드 조성을 위해 투자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운용할 주체 선정과 시장 상황에 대한 사전 준비가 매우 철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