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를 새로 장만한 고등학생 이재미양은 컴퓨터 앞에서 단말기를 만지작 거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양은 PC링크 기능에 재미를 붙여 단말기에 저장해둔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PC에 옮겨서 관리한다. 또 PC로 작곡한 자기만의 멜로디를 단말기에 다운로드한 후, 친구들끼리 펼치는 벨소리 작곡 경연대회에서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이동전화단말기의 벨소리가 40화음(폴리)의 경지에 이른 것은 오래전 일이다. 단음으로 벨소리를 내는 휴대폰은 골동품으로 취급받는다. 젊은이들 사이에 벨소리는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하는 필수도구가 되고 있다. 40화음 단말기에는 갖가지 사람목소리, 태교음악, 클래식, 자연의 소리, 힙합, 동요, 캐럴 등 다채로운 벨소리가 내장돼 있어 사용자마다 자신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 단말기에는 ‘발신자표시기능’과 연계해 ‘스페셜 착신 관리’라는 기능이 있어 원하는 상대방에게 어울리는 벨소리를 적용할 수 있어 벨소리만으로도 발신자를 알 수 있다. 특히 이제는 벨소리는 물론 노래방 기능까지 제공한다. 새로 나온 신곡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면 단말기가 훌륭한 노래방으로 변신한다.
단말기는 내장된 주파수 발생기를 합성해 소리를 내는 FM방식을 대부분 사용한다. 주파수 설정에 따라 무한대의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음(폴리)이란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악기의 음색으로 40폴리의 경우 야마하 MA3 음원칩을 이용한다. 스테레오 지원은 물론 3D 입체음향 등 화려한 사운드가 구현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스피커 또한 고성능화되고 있다.
단말기의 멀티미디어 기능은 오디오에만 그치지 않는다. PC링크 기능은 물론 웹싱크 기능까지 선보인다. PC링크 기능은 삼성전자가 98년 최초로 선보이면서 단말기업계가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단말기에 내장된 정보를 PC에 업로드하거나 다시 다운로드할 수 있다. PC를 이용해 단말기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편집이나 재가공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것이 웹싱크 기능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사용자가 웹에서 할당받은 공간에 자신의 개인정보 등을 백업해두거나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담아둘 수 있는 저장 매체로도 활용된다. 사진·VOD·벨소리·게임 같이 오디오·그래픽·비디오 등 미리 제작된 콘텐츠를 단순 재생하는 단말기의 기능을 한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정보가공 및 처리에 제약이 따르는 단말기의 단점을 막강한 네트워크가 보완해주면서 단말기를 멀티미디어의 총아로 부상시키고 있다.
앞으로 근거리무선통신기술(블루투스)이 상용화되면 기존의 PC링크나 웹싱크방식보다 훨씬 더 편리해진다. 단말기끼리는 물론 다양한 블루투스 호환기와 얼마든지 정보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PC에 저장해둔 사진을 케이블로 따로 연결할 필요없이 자신의 휴대폰에 다운로드할 수 있고, 휴대폰끼리 멀티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신세대 젊은이들은 어느것 하나라도 남들과 똑같은 것을 거부한다. 이동전화단말기는 이들의 손안에 다양한 멀티미디어세상을 제공하며 생활의 필수도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