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월드컵이다>(3)인터뷰-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

 “붉은 물결로 대변되는 사회 전반의 월드컵 열기는 그동안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충분하고 실력 위주의 선수를 선발하는 히딩크 감독은 우리에게 진정한 경쟁의 논리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 때문에 우리 사회는 환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42·터보테크 사장)은 월드컵 열풍과 이로 인한 사회·문화적인 변화를 누구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 열기는 우리가 개발한 첨단기술로 지구촌 60억 인류가 공유하는 축제의 생생한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서 벤처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또다른 흥분을 느끼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우리나라가 축구뿐 아니라 IT강국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절호의 기회가 됐습니다. 따라서 IT 기술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벤처기업인이 일반인보다 더욱 월드컵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이번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인터넷, 브로드밴드, 모바일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인프라 위에서 이뤄지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월드컵을 통해 한국의 기업가 정신, 인프라 등에 검증이 이뤄진 만큼 이제는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시장창출입니다. 특히 벤처기업에 있어 시장창출은 현재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동안 인프라 구축이 정부와 대기업의 합작품이라면 그 위에 다양한 내용물을 채워 한국 IT산업을 완성시키는 것은 벤처기업이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장창출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장 회장은 또 대표팀과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 월드컵 신화를 만들어냈듯 IT강국의 신화 역시 몇몇 벤처기업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우리의 첨단 신기술이 함께 어우러질 때 신화는 창조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벤처기업들은 그동안 각종 비리사건으로 인한 시련을 견디면서 다시 한번 비상하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고 월드컵과 더불어 경기회복의 조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 응원의 후폭풍이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면 벤처를 중심으로 한 IT강국 신화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 회장은 “월드컵을 응원하듯 다시 한번 우리 벤처기업들을 성원해 준다면 반드시 국가 경제발전의 성장엔진으로 엄청난 출력을 보일 것”이라고 힘있게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