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한국의 결집된 레드 파워가 전세계를 사로잡은 한판이었다.
비록 피파컵은 2006년 독일월드컵의 과제로 남겨두게 됐지만 우리에게 아쉬움은 없다.
우리는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하면서 전세계를 열광시켰고 2002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이미지에 이번 월드컵을 빛낸 주역이란 이미지를 덧칠할 수 있었다.
후반 30분 독일 노이빌레의 센터링을 받아 한국 골문 정면에 서 있던 발락의 슛이 승패를 갈랐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독일 문전을 두드렸으나 아깝게 골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요코하마 행이 좌절됐다.
그러나 오랜만에 붉은 유니폼을 입고 달린 우리 태극전사들과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우리 응원단들의 붉은 물결이 조화를 이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은 온통 붉은 축제였다. 더욱이 거리를 가득 메운 700만 붉은 인파와 전국의 불 켜진 창에서 쏱아지는 붉은 함성은 ‘한국의 힘’을 보여줬다.
태극전사들은 잘 싸웠다. 승패에 관계없이 전세계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하며 대한민국을 세계속에 우뚝 세웠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일궈낸 너무나 눈부신 성과에 우리 4700만의 어깨는 전세계에, 후세에 당당하다.
‘붉은 악마’로 상징되는 국민통합 분위기와 한동안 잠잠했던 캔두(can do) 정신까지 사회 전반으로 파급시키고 있는 2002 월드컵. 이제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월드컵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동력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16강을 거쳐 8강, 4강으로 거침없이 이어지면서 이번 월드컵의 또 하나의 이미지인 ‘IT월드컵’ ‘IT코리아’ 열풍도 덩달아 전세계를 강타했다. 벌써부터 해외에 지사를 둔 한국기업들은 현지의 한국 특수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 IT산업에 대한 관심과 호감으로 우리의 세계화 전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우리 경제에, 우리 IT산업에 천금의 기회로 다가섰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만들어준 신선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경제선진국·IT선진국 대한민국’으로 승화시키는 임무는 이제 우리 모두의 몫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2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 대 터키전의 패자와 3, 4위전을 치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