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차세대네트워크(NGN) 구축사업의 장비업체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가.’
25일 KT가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NGN의 핵심장비 가운데 하나인 소프트 스위치의 연구개발 의향서 제출을 마감함에 따라 KT가 중장기 프로젝트로 추진중인 NGN 구축사업의 동반자로 어떤 업체가 선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KT의 NGN 구축사업이 향후 수년간 수조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중장기 프로젝트일 뿐만 아니라 KT가 소프트 스위치 공급업체와 공동으로 해외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NGN 솔루션 판매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KT의 소프트 스위치 개발업체로 선정될 경우 향후 통신장비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25일 마감된 KT의 소프트 스위치 연구개발 의향서 접수에는 국내외 총 12개사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단독 참여한 곳은 삼성전자·노텔네트웍스·화웨이 등 3개사이며 LG전자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협력업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컨소시엄 구성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 알카텔(협력업체 애니유저넷), 지멘스(현대텔레텍), ZTE(KD네트), 넷센츄렉스(시노드), 컴게이트(네오웨이브), 텔코디아테크놀로지스(시스폴), 넥스버스(커밍텍) 등 9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제안의향서를 제출했다. 관심을 모았던 머큐리와 에릭슨은 제안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들 업체는 다음달 9일까지 KT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며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들도 제안서를 제출할 경우 사업자 선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한편 국내외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KT의 소프트 스위치 공동개발업체로는 결국 LG전자·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대기업 또는 국내 대기업과 해외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KT의 소프트 스위치 공동개발업체로 국내 대기업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우선 KT의 NGN 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성격이 강해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은 사실상 참여하기가 힘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 스위치 도입과 관련, 장비업체에 ‘소스코드 공개 등 원천기술 이전’과 ‘해외 판매권 공동소유’를 요구하고 있는 KT에 대해 해외 장비업체들의 반발이 국내 장비업체들에 비해 훨씬 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소프트 스위치 공동개발을 통해 KT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향후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NGN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중심을 두는 반면, 해외 장비업체들은 기술이전과 판권 공동소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KT의 소프트 스위치 공동개발업체 선정과정에는 국내 대기업이 외산업체와 중소기업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T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 스위치 개발업체 선정과 관련, “KT의 입장을 이해하는 국내 장비업체와 윈윈(win-win)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도출하자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NGN의 사업 파트너로 국내 대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오는 8월 말로 예정된 KT의 소프트 스위치 공동개발업체 최종 선정에서는 일반적인 예상대로 국내 대기업이 낙점을 받게 될지 아니면 예상을 뒤엎고 의외의 결과가 도출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국내 대기업이 선정된다면 KT의 민영화 이후 KT그룹의 통신장비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LG전자가 이번 소프트 스위치 공동 개발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