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컴퓨터 부품 상가를 대표하는 선인상가의 인수 문제가 지난 19일 예정된 선인산업임차인조합의 경매잔금 납부로 쉽게 종결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법원이 최근 경매잔금 납부기일을 다음달 24일로 연기함에 따라 사태 해결이 다시 미뤄지고 있다.
특히 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경매잔금 모두를 현금으로 납부하라고 낙찰자인 임차인조합에 통보, 임차인조합이 26일 긴급총회를 개최하고 투자자금 마련에 나서는 등 당초 기대와 달리 사태해결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최근 법원은 지난해 7월 경매처리된 선인상가의 경매잔금 납부기일을 다음달 24일로 연기했다.또 낙찰자의 잔금납부와 채권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저당권 등에 대한 배당을 당초 같은 날 진행키로 했던 방침을 바꿔 다음달 24일까지 임차인조합이 경매잔금 전액을 우선 현금으로 납부하고 저당권에 대한 배당은 추후 분리해서 진행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경매잔금 납부와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처리 방식에 대해 최근 선인산업 주주측이 제기한 이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경매잔금 770여억원 중 415억원 상당을 임차인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가입류이전저당권에 대한 배당으로 상계처리하려던 조합의 계획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납부방식이 갑자기 변경되자 임차인조합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음달 중순까지 조합원들의 투자자금을 통해 약 450억원을 마련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45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는 다소간의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조합이 경매잔금을 다음달 중순까지 무리없이 납부한다고 해도 가입류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배당문제를 둘러싸고 조합과 성업공사 등의 채권자들과 선인산업 주주들 사이에 복잡한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사태의 조기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선인산업 주주측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법원이 경매잔금의 납부방식을 변경했듯 강제경매배당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각종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각종 이해 문제의 핵심에 서 있는 임차인조합과 선인산업 주주들의 타협이 있어야한다는 분석이다. 조합의 강재훈 사무국장은 “잔금 납부기일과 처리방식의 변경으로 다소간의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나 조합원들 개인의 집을 담보로 맡기고서라도 잔금 납부에 필요한 대금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잔금 납부만 이뤄지면 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우선 순위 배당권인 가입류이전저당권 415억원 대한 배당과 은행을 통한 융자 등이 가능해 조합의 선인상가 인수는 무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