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평구 나진전자연합상우회장

 “위에서부터 이끄는 조직이 아닌 밑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유통법인 설립으로 전자유통의 메카 용산전자상가를 재건해 보고 싶습니다.”

 용산유통법인 설립 추진을 주도하며 상인간의 결속과 화합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진전자연합상우회 강평구 회장(56)은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92년 나진가전상우회 총무를 시작으로 현재 5년째 회장을 연임하며 나진상가의 발전은 물론, 용산전자상가 전체의 활성화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그는 수십년간 용산에서 잔뼈가 굵은 상인답게 상가가 처해 있는 위치와 어려움, 문제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강 회장이 생각하는 용산상가의 문제점과 해법은 명확하다. “양판점, 할인점뿐 아니라 인터넷쇼핑의 확대로 용산전자상가가 가진 큰 장점이었던 가격 경쟁력은 이미 상실된 지 오랩니다. 소매뿐 아니라 도매업체도 불황입니다. 상가를 활성화하고 재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추진돼야 합니다.”

 하이마트, 전자랜드21 같은 전국적으로 단일화된 유통망 확보는 그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상가의 변화를 외쳐왔고 치열해진 유통시장의 경쟁 속에 용산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고민이 결국 용산만의 단일 유통법인 추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상가 전체가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상가발전에 앞장설 사람은 많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들을 규합해 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뚝심 하나로 20년 넘게 용산에서 버텨 온 그이기에 용산상가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은 남다르다.

 “용산전자상가는 용산이라는 이름만 가지고도 시도해볼 사업이 무궁무진합니다. 현재 소비자에 대한 경쟁력은 다소 약해졌을지 몰라도 전국의 전자유통 상인들에게 용산은 여전히 전자유통의 메카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용산이 앞장서 움직인다면 전국의 전자유통 상인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희망을 가질 겁니다.”

 현재 그는 용산유통법인 설립 등 각종 상가 활성화 사업을 드러내놓고 하지 않는다.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다. 조그마한 성과라도 거두며 상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실험과 모험으로 평가되는 용산유통법인 추진과 그 중심에 있는 강평구 회장에게 전국 전자유통 상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