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T 인프라 정말 놀랍네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연신 IT코리아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서는 공항에서 무심코 받은 작은 태그가 인터넷과 연결돼 자신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IT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외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한국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무료서비스로 제공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고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바로 벤처기업인 로스트114(대표 김성준 http://www.lost114.com).
유실물 통합안내 서비스업체인 로스트114는 본지의 후원으로 경찰청과 함께 월드컵 기간에 ‘외국인 소지품 보호 및 분실물 찾아주기’ 캠페인을 시작해 지금까지 10여개의 크고 작은 분실물을 기다리는 주인에게 되돌려줬다.
지금까지 로스트114가 외국인에게 배포한 분실방지표는 모두 20만개. 이 회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방 등 소지품에 고유번호가 새겨진 분실방지표를 부착토록 한 뒤 소지품이 분실될 경우 실시간으로 접수된 분실물을 검색, 신속히 찾아주고 있다.
이 캠페인을 위해 경찰청은 홈페이지(http://www.police.go.kr)에 경기장 유실물 현황안내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했으며 인터넷을 이용한 고유번호 추적을 통해 분실물 회수대행 서비스체제도 구축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두타에서는 매장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안내센터에 별도의 ‘부메랑 캠페인 서비스존’을 설치하고 개별 고유번호가 부착된 ‘분실방지 부메랑 라벨’을 외국 관광객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인터넷 사이트를 적극 알리고 있다.
월드컵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분실물 접수가 늘고 있으며 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찾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한 미국인 마크마게나는 그만 자신의 소지품이 모두 들어있는 검정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는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러나 그는 그토록 찾던 자신의 가방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공항에서 작은 분실방지표를 붙인 덕이었다. 마크마게나는 잃어버린 물건을 ‘http://www.lost114.com’ 사이트에서 발견하고는 어떻게 물건을 받을 수 있는지를 e메일로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다.
또 택시에서 외국인 거주자카드와 은행카드를 잃어버렸다는 ID가 icephrys인 외국인과 이태원에서 택시를 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ID dallao도 로스트114를 통해 물건을 되찾았다.
로스트114는 현재 월드컵 경기장 유실물센터를 통해 39개의 유실물을 보관중이며 53개의 분실물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이중 보관 유실물의 약 4분의 1가량이 외국인 유실물로 확인되고 있다.
로스트114의 김성준 사장은 “이같은 서비스는 한국과 같이 기본적으로 인터넷 인프라가 충분한 상태에서나 가능하다”며 “분실물을 찾아주는 작은 일이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IT인프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호텔에서 제공하는 분실방지표를 자신들의 가방과 소지품에 부착하고 즐거워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