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업종별 증시 전망>(7)엔터테인

 월드컵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악재로 작용했다. 모든 관심이 월드컵에 쏠려 매출을 올리는 데 무척 어려운 2분기였다. 여기에 음반, 영화, 온라인게임 등 각 분야에서 악재로 작용할 만한 일이 연속해서 터져 ‘설상가상’의 형국이었다. 전체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하반기에도 계속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는 업체들의 영업실적과 연동해 큰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수는 악재로 작용하는 요소들의 지속 여부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초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IT를 선도하며 전체 IT주가를 이끌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상황”이라며 “예상된 악재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악재들이 혼조하면서 하반기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평가했다.

 ◇음반=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영에이브이의 소폭 실적개선 이외에는 상반기 이렇다할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반기에도 마찬가지로 뚜렷한 호재는 없다. 히트작이 없는 상태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형 가수들의 인기가요를 기다리기에는 불확실성이 잔존한다. 여기에 최근 번지고 있는 MP3는 음반시장의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일부 가수들의 활약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이 역시 국내 음반시장의 결정적인 모멘텀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수현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월드컵이 끝나는 시점과 여름방학이 맞아 떨어져 다소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는 계절적 수요로 업황을 개선할 만큼의 위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히트작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유동적인 분야인 만큼 일시적인 개선효과는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영화 ‘취화선’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상영시기가 월드컵 행사와 겹쳐 더욱 곤란을 겪었다. 이 한편의 영화가 올해 영화시장을 대변해 준다. 지난해 국내 영화계는 ‘친구’의 돌풍으로 잇따른 대박이 쏟아져 나왔으나 올해는 특별한 대박이 아직까지 없는 상태. 이는 지난해 ‘조폭’이라는 뚜렷한 테마가 전체 영화산업을 이끌었으나 올해는 ‘조폭’ 테마에 식상해 있는 영화관객들에게 더이상 어필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하반기 영화계 테마를 굳이 들자면 ‘엽기 코미디’다. 그러나 이 테마 역시 자칫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는 소지가 높아 하반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일부 해외 ‘필름마켓’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주 매출이 국내 상영으로, 흥행에 실패하면 실적개선을 이루기 어렵다.

 증시전문가들은 “영화관련 업종은 상반기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며 하반기는 이보다 낫겠지만 지난해 하반기 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주5일 근무제의 특수를 고려할 경우 장기적으로 투자 유망분야인 것 만큼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 심의 영향이 상반기 실적개선 둔화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주가 역시 연초대비 크게 떨어졌다. 엔씨소프트의 현 주가는 13만2500원으로 올들어 최고점(종가기준)보다 50% 가량 떨어졌으며 한빛소프트의 현 주가도 올들어 최고점보다 66% 이상 하락했다.

 온라인게임의 사전 등급분류 심의 결과는 하반기들어서도 호재로 작용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코스닥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표게임인 ‘리니지’의 이용자수가 줄어들고 있어 대체 게임에 대한 요구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인기를 구가하던 리니지의 매출이 떨어질 경우 엔씨소프트로서는 ‘리니지’에 대한 매출의 연착륙을 어떻게 유도하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오는 7월 3일부터 판매되는 ‘워크래프트3’ 역시 아직 호응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전망은 단기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는 당분간 주가회복의 결정적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워크래프트3’의 불확실성 회복,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대체상품의 출현이 주가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그 판단의 시기는 올해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