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업계 영화투자 방식 변화

 영상 관련업체들의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형태가 바뀌고 있다. 단순히 자본투자 일변도에서 벗어나 직접 영화제작에 관여하거나 소액지분참여 형태의 부분투자에서 전면적인 투자로 늘리고 있어 영화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M컬쳐·청어람·스타맥스·베어엔터테인먼트·엔터원 등 영화 투자사 및 배급업체와 비디오 관련업체들은 이제까지 영화투자펀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화사업에 참여해 왔으나 최근들어 영화제작에 직접 뛰어들거나 메인 투자사로 나서는 등 영화 제작·투자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간접·부분투자만으로는 급성장하는 영화산업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직접·전면투자를 통해 수익성 극대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영화시장의 주요 업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M컬쳐(대표 박무승)는 그동안 부분투자와 자본투자 형태의 영화투자사업을 진행해 오다 최근들어 메인 투자, 직접제작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KM컬쳐는 올해부터 자체 제작팀을 두고 10월 개봉예정인 ‘품행제로‘를 비롯해 ‘복수‘ ‘이웃집 살인마‘ 등 3편에 대한 제작을 직접 진행, 기획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자체 영화제작 편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직접제작은 아니더라도 ‘이중간첩‘ ‘빙우‘ ‘중독‘ 등 쿠앤필름·LJ필름·씨네2000 등 파트너 제작사의 작품에 메인 투자사로 나서는 등 영화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M컬쳐는 이를 위해 배급부문은 동양그룹 계열사인 쇼박스와, 공동 투자사로는 시네마서비스·아이엠픽처스와 전략제휴를 맺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영화 배급사업에 나선 청어람(대표 최용배)도 지난 배급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부터는 영화 메인 투자와 직접제작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청어람은 올해 ‘마리이야기’ ‘정글쥬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의 작품에 대한 배급대행을 해왔으나 5월 31일 개봉된 ‘묻지마 패밀리’부터는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9억원 가량의 자본을 투자해 2배 이상의 투자대비효과(ROI)를 거둬들였다. 또 현재 모 제작사와 공동제작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영화제작에도 직접 뛰어들 방침. 올해 안으로 1∼2편의 작품을 개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아예 배급전문 펀드를 만들어 영화제작에 대한 투자와 함께 안정적인 배급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베어엔터테인먼트(대표 허대영)도 영화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베어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휴머니스트’ ‘이것이 법이다’ 등을 직접제작한 데 이어 올해는 투자영화 편수를 5∼6편으로 늘려잡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회사 내에 한국영화제작부를 두고 영화제작·투자를 진행했으나 올해부터는 아예 한국영화 제작을 전담하는 계열사인 코리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3편의 작품에 대한 제작사업에 나서고 있다.

 엔터원(대표 이제명)도 간접투자 일변도에서 최근 직접투자를 조금씩 병행하고 있다. 엔터원은 그동안 비디오 및 DVD 판권 확보를 위해 무한영상벤처투자조합·미래영상벤처투자조합·튜브영상투자조합·코웰멀티미디어투자조합 등 4개 영상펀드를 통해 한국영화에 간접투자 해왔으나 이달 28일 개봉하는 ‘챔피언’의 경우 5억원 가량의 비용을 직접투자했다. 이밖에 스타맥스·SRE도 간접투자뿐만 아니라 각각 1∼2편의 작품에 대해 메인투자사로 나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