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CDMA 장비 수주전 `안갯속`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대만 CDMA 장비 수주 경쟁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 cdma2000 1x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6개 업체를 대상으로 장비공급자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대만 이동통신사업자 EBT는 당초 기술평가성적에 따라 2∼3개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었으나 최근 이를 변경, 제안업체 모두와 개별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LG전자·삼성전자를 비롯해 루슨트테크놀로지스·모토로라·에릭슨·노텔네트웍스 등 6개 업체가 3000만달러 규모의 장비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 막판까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입찰은 SK텔레콤이 EBT의 컨설팅 작업에 관여하고 있어 한국 장비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으나 업체 제안 가격에 따라 공급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여 한국 업체들의 수주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평가작업을 통해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외국 업체 1개사 등 3개사가 우선협상대상에 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EBT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없이 가격 협상에 들어간다면 사실상 기술평가점수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격 협상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두 회사는 최근 주가 하락 및 재무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몇 외국 장비업체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 경쟁업체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가격 정보를 파악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시스템사업본부의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생략된다면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아직 대만 EBT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개별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경쟁사의 제안 가격 정보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