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위원회가 이통사업자들에게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며 대폭 감소했던 휴대폰 유통업체들의 리베이트 사용이 이달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크노마트, 용산 등지에서는 대리점들이 2차판매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며 제공하는 유통 리베이트가 최고 19만원까지 치솟는 등 대리점간 리베이트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대형 대리점은 사업자들의 자체단속 때문에 이통사들의 권고 수준인 6만∼10만원 선에서 리베이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판매가 부진한 수도권, 대전 등의 지방 대리점들은 최고 19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사용하며 서울의 집단상가에 물건을 공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노마트, 용산 등지에서 판매되는 KTF용 단말기의 경우 27일 현재 최고 19만원까지 유통 리베이트가 실린 제품이 2차 판매점에 공급되고 있으며 SK텔레콤용은 11만원 정도의 리베이트가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KTF 대리점의 관계자는 “본사 지원금이 2만원에도 못미치는 실정을 감안할 때 19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일부 대리점이 지역센터의 편법적인 지원을 받아 출혈을 감수하고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각 지역센터가 실적 경쟁을 위해 대리점들에 판매를 강요하는 대신 나중에 매장설치 등의 간접지원을 하는 등 편법운영을 하고 있어 이같은 리베이트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 대리점들은 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적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에서는 고가로 소량의 단말기를 판매하는 대신 재고 단말기 소진을 위해 서울의 집단상가에 상당한 리베이트를 실어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지역센터들이 간접적으로 대리점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F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경우도 최근 서울지역 대리점들은 6만원선에서 리베이트를 사용하고 있으나 지방에서 올라오는 물건은 최고 11만원까지 리베이트가 사용되고 있어 서울지역 대리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달까지 10만원대를 밑돌던 유통 리베이트액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며 일부 판매점에서는 3만원 정도의 마진을 취하고 나머지 액수는 가입비 면제나 단말기 할인판매 등에 사용하고 있어 출고가 이하 판매도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다.
또 유통 리베이트 사용액 급증과 맞물려 SK텔레콤은 신규 가입자에 대해 1만원씩 지급키로 한 6월 유통정책을 지난 18일께부터 변경, 지원금을 3만원으로 올리는 등 사업자들의 보조금이 다시 늘어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휴대폰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최근의 리베이트 과열양상은 6월 상반기 실적 마감을 앞두고 지역센터들이 대리점에 압력을 넣으면서 출혈경쟁이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업자들이 타사업자뿐만 아니라 같은 회사 소속의 지역센터와 대리점간에도 지나치게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구사하는 한 이러한 출혈경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