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사업자 분류제도 개선 토론회` 요지

 정보통신부가 2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한 ‘통신서비스 및 사업자 분류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통신환경에 맞춰 기존 분류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분류에 애매한 구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앞으로의 논의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성운 서강대 교수=정부가 규정한 ‘전송서비스’ ‘정보서비스’ 등의 구분이 애매하다. 기간통신, 별정통신, 부가통신 등으로 나누는 사업자별 규정도 애매하다. 별정통신의 경우 등록여건을 갖추면 허가하고 나머지는 부가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 김상택 이화여대 교수=기존에는 역무와 서비스로 구분됐지만 개정안에는 역무는 없어지고 서비스만 남았다. 서비스 차원에서만 구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역무 밑에 서비스를 두는 기존방식 유지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데이터만 제공하던 업체가 갑자기 기간통신으로 분류되면 추가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모호하다. 새로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소유에 대한 개념도 모호하다. 호주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임대이면 소유의 개념으로 본다. 우리나라도 영구임대와 같은 것은 소유로 봐야하지 않는가. 개정안에 따르면 아주 작은 규모의 통신설비를 가지고 있어도 기간통신사업자로 분류된다.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기간통신사업 역무를 피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저가의 장비를 구매하지 않고 비싼 임대료를 내고 써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소한 설비는 허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통부는 개정안 보완시 현실적으로 애매한 경우가 발생할 것에 대비, 해석의 여지를 남겨둬야 할 것이다.

 △ 유진수 숙대 교수=서버, 게이트웨이를 가지면 별정1호로 분류하는 것은 별정사업자에 출연금,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부담을 주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동훈 KT 상무=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부가통신이 기간통신으로 대거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부가통신 중에는 재벌기업들도 있다. 이들이 기간통신이 될 경우 막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그동안 설비투자를 해온 KT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사안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화 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이상연 하나로통신 이사=현재 시행중인 기간통신사업자의 부가서비스 모두를 새로 허가받아야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허가가 아니라 신고제로 해야 정보서비스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본다. 개정안에는 MVNO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선사업자의 무선진출은 어려운 반면 무선사업자의 유선진출은 쉽다. MVNO 조기도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독점적 사업자의 경우 신규 서비스 진입제한이 필요하다.

 △최성원 데이콤 상무=개정안에는 애매한 구분이 많다. 기존 대기업의 서비스가 기간통신이 될 수 있다.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 개정안에는 기존 기간사업자의 부가서비스는 허가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신고제였던 부가서비스를 허가제로 하면 규제가 강화되는 것으로 서비스 위축이 우려된다. 아울러 여타 사업자의 유선사업 진출시 유선사업자의 몫은 보장해야 한다. 또한 무선사업의 진출이 어렵게 되어 있다. 무선의 분류체계가 세분화돼야 진입이 쉬워진다.

 △김태경 온세통신 상무=모든 서비스를 허가받게 만들면 기업정보 누출 등의 우려가 있다. 세부분류가 마련되어서 허가와 신고를 나눠야 한다. 또한 VoIP를 규모로 분류하는 것인지 선로보유 여부인지 애매하다.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SK텔레콤 한수용 상무=MVNO 제도가 이미 재판매형태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있는가. 통신방송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개정안은 이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아닌가. 분류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핵심설비 보유여부다.

 △오석근 KTF 상무=개정안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새로운 규제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자가 많아질 경우 의무 및 권리를 피하기 위해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레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MVNO의 경우 재판매가 이미 시행중이고 무선시장은 이미 과열경쟁 상태다. 현시점에서 과연 필요한가. 시장 왜곡우려가 있다.

 △백원정 인테크텔레콤 이사=이통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무선통신사업이 거의 붕괴됐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개념규정을 할 때 기존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염용섭 KISDI 박사=이번 개정안의 장점은 과거와 달리 서비스를 정의방식으로 함으로써 앞으로 발생하는 신규 서비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개정안은 규제 강화가 목적이 아니라 재정비가 목적이다. 통신규제는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가 목적이지 규제철페가 목적이 아니다. 재정비라는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정성영 ETRI 박사=오늘 토론에서 사업자들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못한 것은 개정안이 앞으로 자사에 어떠한 규제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다. 앞으로는 사업자 규제 방향에 대해서 함께 논의돼야 한다. 또한 대기업, 통신제조업체 등의 참여문제도 논의돼야 한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