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장비업체들이 대만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장비업체들은 우리나라에 이어 차기 LCD 강국으로 손꼽히는 대만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현지 제조업체와의 접촉횟수를 늘리고 대만 에이전트 활동을 강화하는 등 회사 및 제품 이미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장비업체들이 과거 대만시장에서 3, 4세대용 장비로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4.5세대 또는 5세대 등 차세대 장비 분야에서 자신감을 얻은 국내 장비업체들이 도전해볼 만한 시장으로 대만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LCD장비업체들은 차세대 장비 도입을 추진중인 대만 LCD 제조업체에 장비 소개서를 발송하거나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개하는 식의 소극적인 영업방식에서 탈피, 회사 간부와 엔지니어를 현지업체에 직접 파견해 프레젠테이션과 상담을 병행하는 직접 마케팅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지난 4월부터 임원과 해외영업 관계자, 설계 엔지니어 등으로 편성한 대만영업팀을 별도로 구성, 월 3차례 이상의 대만출장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들 출장팀의 일부는 월 2∼3주 동안 현지에서 체류하면서 지역내 에이전트와 전략회의를 갖거나 LCD 제조업체의 구매 또는 제조 담당자를 만나 자사 제품의 성능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태화일렉트론(대표 신원호)은 대만시장 영업 활성화 차원에서 하나이던 현지 에이전트를 지난 2월에 두곳으로 늘렸으며 부사장 또는 상무이사급 임원과 설계 엔지니어로 구성한 상담팀을 구성, 월 두차례 이상 대만 제조업체들과 상담을 벌이고 있다.
또한 대만 영업경험이 있는 일본의 토호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대만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합자법인 설립을 한층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디엔에스와 중화권시장을 함께 공략중인 반도체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오성엘에스티·주성엔지니어링·파이컴·디이앤티 등 타 LCD장비업체들도 대만업체와의 접촉횟수를 늘리거나 현지 에이전트 추가 확보에 나서는 등 대만시장 공략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산업 초기부터 일본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대만은 4세대 이후 장비투자에서도 일본산 장비를 선호하고 있어 뚫기 어려운 시장으로 간주돼 왔다”며 “하지만 우리나라가 최근 몇년 사이 LCD산업 최강국으로 급부상한데다 최근 국내 장비업체들이 시장개척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