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노인들의 사회 그 불안한 미래

 노인들의 사회 그 불안한 미래

 피터 G 피터슨 지음

 강연희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80, 90년대의 급격한 경제 성장 속에 우리가 언제나 강조했던 것은 미래의 희망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었다.

 밝은 미래, 희망찬 21세기를 이끌어갈 주인공은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것.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뜨거운 교육의 열기 속에서 우리나라는 어느새 90년대 IMF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21세기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그동안 간과해온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기가 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유럽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이미 접어들어 2019년이면 총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이 되는 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단 19년만에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115년, 스웨덴 85년, 미국 71년, 이탈리아 61년 등과 비교할 때 무척 빠른 속도임에 분명하다.

 그럼 유럽 선진국보다 이렇게 빠른 만큼 우리가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감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이제라도 충분히 이곳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인 블랙스톤 그룹의 회장이자 미국 역대 대통령의 자문역을 맡아왔던 피터 G 피터슨은 ‘노인들의 사회 그 불안한 미래’라는 저서를 통해 고령 인구에 대해 전세계적인 위기 인식과 해결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꾸준히 고령사회에 눈을 돌렸던 서구 사회보다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목소리로 다가온다.

 피터슨은 이 책 서문을 통해 ‘다가오는 고령화의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고령화된 사회에서도 연금과 건강 보험 제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주장한다.

 또한 그는 미국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지붕은 해가 났을 때 고쳐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더이상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훨씬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만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예언한다.

 90년대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 선진국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린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들은 대부분 어린이들의 현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이 이뤄낸 새로운 희망찬 미래 속에 이들이 정작 무대에서 한발 물러선 나이가 됐을 때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우리가 지금 고령 인구에 눈을 돌리고 이에 대한 재정과 사회보장 제도 등을 마련하는 일련의 적극적인 노력들은 노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의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