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이 한권의 책]하이파이브

 정정태 티지코프 사장

 <하이파이브> 켄 블랜차드, 셀른보올즈 외 지음, 21세기북스 출판

 화려한 개인기나 스타플레이어에게 의존적인 축구는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 해도 팀워크를 바탕으로 잘 짜여진 조직력의 축구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 이러한 것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고 우리 한국팀이 보여준 값비싼 승리도 바로 이 팀워크에서 나온 것이었다. 나는 축구를 잘 모른다. 하지만 나 같은 무지렁이의 눈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악마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태극전사가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하나됨이 선명히 들어왔고 그러한 목표를 향한 공동의 질주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감히 평할 수 있다. 이처럼 유물처럼 취급되던 공동체적인 가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 승리를 이끄는 힘을 보여주는 이즈음에 경쟁이 심화될수록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한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모두를 영웅으로 만드는 팀워크’라는 소중한 교훈을 제시해주는 켄 블랜차드의 ‘하이파이브’는 더욱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

 주인공 앨런은 스스로 최고라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실제로도 ‘생산우수상’을 받을 만큼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이 없는 사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해고당한다. 신임사장은 단호했다. ‘당신은 1인 아이스하키팀이고, 그건 오늘날에는 맞지 않아요. 난 우리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렇게 하자면 당신은 평소보다 점수를 적게 내겠지만 팀은 훨씬 더 많은 점수를 낼 거예요. 나는 사장으로서 모든 사람의 기여도가 최대화되길 원합니다. 사실 당신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비용을 들게 합니다.’ 앨런의 해고 이유는 팀워크를 모른다는 데 있었던 것이다. 나홀로 스타보다는 팀원 모두를 영웅으로 만들줄 아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고당한 앨런은 아이스하키팀 리버밴드팀을 가르치게 되는데 바로 만년꼴찌인 초등학교 아이스하키팀이 최강의 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 과정에서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간결하고 명쾌하게 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책은 성공적인 팀워크를 이루는 4가지 비결을 제시한다. 그 첫번째가 ‘목적의식과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라’인데 이것은 팀원을 열정적으로 만들어줄 명분을 말하는 것으로 기업입장에서 보면 매년·매월·매주 정량화 또는 정성화돼 있는 목표치를 말하는 것이다. 목표가 분명하고 정확한 팀은 올바른 지도를 손에 쥔 탐험가와 같다. 올바른 지도를 손에 쥐고 떠나는 탐험은 아무리 험난하다 할지라도 곧 성공적인 탐험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고난도 기술을 개발하라.’ 이것은 팀원들 하나하나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고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팀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밀어붙여야 함을 의미한다. 셋째,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은 팀워크의 본질로 집단의 능력은 개개인의 능력을 능가하는데 개개인이 자신들만 좋게 보이려고 행동한다면 팀의 효과를 해칠 수 있으나 모든 구성원이 팀을 먼저 생각하고 팀이 잘 되는 것에 집중을 하면 그 공동 효과는 대단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넷째, ‘자주 포상하고 인정하라.’ 3R 방식으로 자주(Repeated) 포상하고(Reward) 인정하는(Recognition)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세 가지 비결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사람들은 포상과 인정을 자주 받을수록 능력을 끊임없이 발휘함을 말해준다. 때문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때 힘을 내고 분발할 수 있다.

 이 책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을 달성하게끔 하는 팀워크의 힘을 보여주고 아울러 어떻게 그러한 팀워크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의 능력과 개성이 존중되고 이기주의·개인주의가 팽배돼 있는 가운데 경쟁이 더욱 심화돼져 있는 것이 현대사회다. 하지만 진정한 경쟁력은 바로 팀워크를 통해 나오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벤처기업이야말로 구성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이 소중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팀워크가 절실이 필요하다.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팀워크가 빛이 나는 곳이 벤처기업이다. 최근의 여러가지 교훈과 함께 이 책을 통해 그러한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