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웹방송계와 음반업계가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이 노래 1곡당 물어야 할 저작권료를 당초 연방중재위원회가 제안한 요금의 50%로 낮춰 확정한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제임스 H 빌링턴 미 의회 도서관장은 최근 모든 웹방송국이 지불해야 할 노래 1곡 1회 방송 로열티를 미 저작권국 산하 중재위원회가 지난 2월 제안한 0.14센트의 절반 수준인 0.07센트로 확정했다. 이같은 저작권료 결정은 웹방송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소규모 웹방송국들은 이번 결정이 수천 개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을 파산으로 몰고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이번 조치로 저작권료를 받게 될 음반업계도 이 저작권료 체제가 음악가들을 헐값에 보상해주는 조치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소마FM닷컴의 러스티 핫지 프로그램 이사 겸 본부장은 “빌링턴 의회 도서관장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그의 결정이 소규모 무료 인터넷 방송국에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며칠 더 방송을 하면서 청취자에게 의회에 호소문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겠다”며 “그래도 0.07센트 저작권료가 결국 그대로 유지된다면 소마FM닷컴은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덧붙였다.
웹방송국들은 그동안 지상파 방송국과 마찬가지로 음악출판회사에 수수료를 내왔지만 기존 지상파 방송국은 음반회사에 저작권료 지불을 면제받아 왔다. 저작권중재 로열티위원회는 지난 2월 인터넷으로만 방송하는 회사가 웹방송을 추가로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국보다 더 많은 저작권료를 지불하도록 빌링턴 의회 도서관장에게 제안했다. 빌링턴 의회 도서관장은 이날 인터넷방송 음악 로열티를 인터넷 전문방송이건 지상파 방송 소속 웹방송이건 이 위원회 요금안의 절반으로 단일화하고 오는 9월 1일부터 단일 저작권료를 부과토록 확정했다. 이 새 저작권료는 지난 98년 10월 이후로 소급 적용돼 음반사들이 웹방송국에 오는 10월 20일 청구되게 된다. 소마FM닷컴 핫지 이사는 “이제는 새로운 저작권료 규정에 따라 하루에 500달러를 내야 할 처지”라며 “불행히도 소마FM닷컴의 경우 현재 월 5000달러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4만여 독립 웹방송국에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브365의 라그하브 굽타 최고운영책임자는 “대형 미디어 회사들이야 새로운 저작권료를 감당할 재력이 있겠지만 수많은 소규모 웹방송국에는 새 요금징수가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제이 인슬리와 릭 바우처 등 두 하원의원은 인터넷방송 음악 로열티 결정에 관한 공동 발표문에서 “새 저작권료가 수많은 소규모 인터넷 업체들을 폐쇄로 몰고갈 뿐만 아니라 인터넷 라디오 업계와 음악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생존 가능한 사업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웹방송국이 물어야 할 저작권료를 낮추기 위해 관련입법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케리 셔먼 미국 음반산업협회 회장은 이에 맞서 이번에 확정된 저작권료가 여전히 낮다고 반박했다. 셔먼 회장은 발표문에서 “빌링턴 의회 도서관장 결정으로 음악가들과 음반회사들이 야후나 AOL, 리얼네트웍스, 바이어컴 등 수십억달러 회사의 웹방송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꼴이 됐다”며 “확정된 요금수준이 관련 상위법에서 규정한 음악의 공정한 시장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음악 로열티 수납 대행기관인 사운드익스체인지의 존 심슨 전무는 “저작권료가 이렇게 낮게 책정되는 것을 보니 ‘노래 한곡 값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싸다’는 표현이 생겼나 보다”며 “예술적 창조물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문화가 미국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이번 결정도 이같은 차별적 문화가 드러난 또다른 사례”라고 꼬집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