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의 국제표준을 주도하게 됐다.
30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의 88개 분과위원회 가운데 반도체소자 분야의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반도체소자기술위원회 ‘IEC TC47’의 간사국 및 국제간사를 1일부터 수임하게 됐다. 국제간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R&D연구센터 김기남 상무(45·사진)가 맡는다.
IEC TC 간사국(국제간사)은 해당 분야의 국제표준을 총괄관리하는 자리로 국제기술 동향 파악은 물론 기술 전망을 사전에 알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 국제표준 채택 과정을 주도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TC47 국제간사 수임은 전반도체 분야의 국제표준화 활동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IEC TC의 간사국(국제간사)를 담당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IEC에는 분야별로 88개 기술위원회(TC)와 87개 분과위원회(SC)가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TC47은 반도체소자 전반에 관한 국제표준을 담당하는 TC로 산하에 집적회로·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패키지·개별반도체소자 등 4개의 SC를 두고 있다.
기술표준원은 이번 간사국 선임으로 세계 반도체 생산 3위국의 위상을 갖춘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향후 생산은 물론 기술 면에서도 세계 반도체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TBT협정에 따라 회원국들은 ISO/IEC의 국제표준에 따르도록 돼 있어 그간 미국 전자공업협회의 하부조직인 합동전자장치협의회(JEDEC) 위주로 이뤄지던 반도체분야 국제표준이 점차 IEC규격 중심으로 통일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표준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현재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분야에서 2개의 국제표준안을 제안해놓고 있다”며 “이번 간사국 선임이 이를 국제표준으로 채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는 이번 IEC TC47 간사국 수임을 계기로 차세대 반도체부문 세계표준화를 주도하고 반도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민관합동으로 세계표준화를 위한 표준기술연구회 구성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