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서비스 `리빙넷` 둘러싸고 전화기업계-KT 갈등 증폭

 KT가 연내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출범시킨 인터넷전화서비스 ‘리빙넷’을 겨냥, 전용 단말기를 출시했던 유선전화기업체들이 ‘제2의 발신자표시단말기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 4월 정보통신단말기 활성화를 내걸고 발표했던 리빙넷서비스 알리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전화기업계가 판매부진으로 고전하자 “제2의 발신자번호표시 단말기 사태를 겪는 게 아니냐”며 KT에 강력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텔컴전자(대표 오춘택 http://www.telcomm.co.kr)는 지난달 리빙넷 단말기의 개발을 완료하고 유통업체들을 통해 전국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없어 고전하고 있다.

 오춘택 텔컴전자 사장은 “인터넷전화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단말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재고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큐라이프(대표 이의복 http://www.qlife.co.kr)는 지난 몇달째 리빙넷 단말기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단말기 개발은 이미 완료했지만 수요가 없어 출시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의복 큐라이프 사장은 “KT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만 하면 정보화 소외 계층과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농어촌 지역에서 리빙넷 단말기가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KT의 소극적인 태도를 아쉬워했다.

 대기업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가 지난 4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리빙넷 단말기를 출시, 판매하고 있으나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터넷서비스 전용 단말기는 KT의 리빙넷도 지원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킹 제품군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아직까지 리빙넷 지원 단말기를 선보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출시시점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이에 대해 “단말기만 제대로 출시됐으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KT 임상호 과장은 “내부적인 이유로 리빙넷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말기업체들의 제품출시 연기도 서비스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하반기부터 광고 등을 통해 리빙넷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농어촌 위주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중이지만 단말기 보조금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