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 풍속도 어떻게 변하나>(6)폰스타가 뜬다

 ‘비디오스타는 가라, 폰스타가 뜬다.’

 이동전화단말기 가입자 3000만 시대다. TV나 오디오·컴퓨터 그 어느 것도, 심지어 유선전화기마저 이동전화단말기의 보급대수를 넘보지 못한다.

 스타는 그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상품이다. 2차 대전 이후 지금까지 할리우드의 영화산업붐을 타고 그동안 숱한 무비스타가 명멸해갔다. TV가 등장하고부터 무비스타보다는 비디오스타가 더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음악에도 비디오가 가미돼 뮤직비디오 스타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비디오자키도 스타대열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무비스타나 비디오스타도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대신 웹상의 버추얼 스타나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가 네티즌으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또한 인터넷게임의 확산으로 주인공 캐릭터도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속에 가장 깊숙이 침투한 이동전화단말기로 인해 스타의 설자리는 또다시 바뀌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은 물론 비디오온디멘드(VOD), 심지어 영상전화까지 가능한 3세대 이동전화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PC속의 버추얼 스타나 무비스타, 비디오스타 등이 이동전화단말기로 서서히 자리를 옮기고 있다.

 웹상의 마시마로, 졸라맨 등 인기캐릭터가 단말기 캐릭터로 변신중이다. 인기연예인의 사진이 단말기 초기화면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젠 TV뉴스나 스포츠도 단말기로 생중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단말기용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폰스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인기연예인 최진실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삼성전자의 VCR TV광고 모델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전지현도 컬러프린터 광고로 비디오계를 주름잡는 신세대 스타로 부상했다. 뮤직비디오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 스타군단에 진입한 연예인도 숱하다.

 폰스타 시대에는 단말기가 새로운 스타의 배출구이자 인기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폰스타의 성격은 기존의 스타와는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무비스타와 비디오스타, 광고스타, 그리고 뮤직비디오스타는 각각 그 성격이 달랐다. 영화와 TV, 광고, 뮤직비디오는 기본적인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광고보다도 짧은 시간동안 2인치 안팎의 작은 화면속에서 인기를 끌기 위한 비결이 기존 매체와는 확연히 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인기의 기준이 무엇인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폰스타는 적어도 대상에 구애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인기연예인이 될 수도, 게임속의 캐릭터가 될 수도, 바로 자신이나 자신의 친구 또는 이웃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세대에서는 단말기에 붙어 있는 카메라로 얼마든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보내고 또 받을 수 있다. 깜찍하고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을 폰스타로, 또는 주변의 인물을 스타로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폰스타의 출현은 보고 즐기는 시청형 비디오족을 스스로 만들고 즐기는 창작형 비디오족으로 바꿔주는 문화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