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세계 3위의 산유국인 이란은 99년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확보된 오일달러를 IT산업 진흥에 대거 쏟고 있다. IT산업이 급신장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PC, 이동전화기, 통신장비 등의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30%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인터넷 가입자수도 현재는 전체 인구의 약 2%인 150만명에 불과하지만 매년 3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동전화기 보급률도 지난해말 200만명 수준인 전체인구의 2.9%에 이르렀으며 올해도 40%의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전체 IT시장은 범세계적인 IT화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내수 진작으로 향후 수년간 30% 이상의 고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품목별로는 PC 시장규모가 2001년말 기준 약 14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이란내에서 사용중인 PC는 약 500만대이나 향후 3∼4년내에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란의 정보화 급진전 추세에 따라 향후 수년간 PC 시장규모가 연간 40% 내외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생산능력은 없기 때문에 CPU, RAM, 주기판, 하드디스크, CD드라이브, PC부품 등은 현지 생산 기술 낙후로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동전화시장 규모는 2001년말 기준 약 7000만달러로 추정되며 연간 약 4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는 현재 200만명이며 이란 전화국에 이동전화 이용을 신청하고 회선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신청자도 약 2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란 전화국에 따르면 이란은 99년 이후 이동전화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회선 증설지연으로 사용희망자는 전화국에 신청후 1∼1년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CRM, ERP 등 각종 소프트웨어 수요는 매우 낮은데, 이는 아직까지 이란 소비자에게 소프트웨어는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 정부에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각종 불법 소프트웨어가 만연하고 있다.
이란의 게임기시장은 연간 10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 20%대의 성장세를 점치고 있다. 현지에 게임기 생산업체가 없으며 또 게임기 수입시 70%의 고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거래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두바이, 키시(KISH) 등 자유무역지대 등을 통해 편법적으로 반입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IT산업 육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거나 전개할 계획이다. 이미 IT산업 육성을 위해 창업자금융자, 핵심부품 관세율 인하 등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인터넷서비스 산업은 아직 종교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서비스업체 등록 요건 강화 등 각종 제한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오만
아라비아 반도의 작은 나라인 오만 정부는 지난 2000년에 ‘IT비전도큐먼트(IT Vision Document)’를 수립하고 IT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 국가 정보화를 위한 기본계획 정도만 수립하고 구체적인 진흥 정책이나 세부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전자정보망 확충을 통한 지식기반 확대, e커머스와 e정부 등의 IT 서비스 환경을 조성해 정보기술 인적 자원 육성 등을 정책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경제·재정의 최고 실력자인 매키(Macki) 국가경제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IT위원회를 세웠으며 또 하부 조직으로 관련 부서의 국과장급으로 이뤄진 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현재 영국 기업인 가트너(Gartner)사에 IT 비즈니스 전략 및 e정부 전반에 관한 컨설팅을 의뢰했으며 연내 결과가 나오면 국가정보화 계획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만 정부는 현재 ‘무스카트 IT단지(Muscat IT Park)’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40만㎡의 단지내에 세계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를 비롯 IT 교육기관들을 유치해 자국 IT 비즈니스의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는 목표다. 입주기업에는 100% 외국인 단독투자, 수입관세 면제 및 최근 10년간 법인세 면제, 까다로운 현지인 채용비율을 법정 35%에서 25%로의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최근 IT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은 높지만 여전히 관련제품의 보급률은 매우 낮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2001년 자료에 따르면 중동 걸프만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유선전화 보급률은 9.0%, 이동전화기는 12.4% 등으로 주변국에 비해 많이 낮다. PC 보급률도 0.3%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빠른 IT 제품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현재 IT시장은 이동전화기 및 PC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동전화기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에는 요금을 사전에 지불할 수 있는 하약(Hayyak)카드가 보급됐기 때문이다. 이 카드의 발매를 통해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이동전화기 수요자는 전년말 대비 100% 늘어난 32만2990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과거에는 외국인이 이동전화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지역스폰서의 보증서가 필요했으나 하약카드로 스폰서의 보증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현지의 많은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동전화기 수요가 늘고 있다.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은 노키아가 전체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판매제품은 80∼90달러선의 저가형에서부터 650달러의 고급형까지 다양하다. 고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저임금의 아시안계 근로자들은 단순 통화기능의 저가 제품을 선호하며 수요 규모도 큰 편이다.
PC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의 현지인들에 대한 IT 교육강화 등이 PC 구입를 더 촉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컴팩제품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에이서, HP, 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해 브랜드 제품들의 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또 정부기관 및 기업들의 네트워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장비의 수요도 늘고 있다. 대부분 현지 은행들이 NCR의 ATM 네트워킹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은 유럽, 미국 기업들이 공급하고 있으나 관련 기기나 장비들은 저렴한 대만, 싱가포르, 중국산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대기업을 제외하곤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은 잠재적인 수요가 많아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 능력 없이 주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나 시스템 관리에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HRM(Human Resources Management), HMS(Hospital Management System), Acconting, CCBMS(Customer Care Billing & Mediation System) 등이다. 미국, 인도 등에서 수입되며 신규 사용 확대와 제품 향상에 대한 기대로 인해 소프트웨어도 수출이 유망한 분야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현지 무역관장에게 듣는다
◇이란 테헤란무역관 노영극 관장
현지에서 한국제품의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점유율은 매우 높다. PC모니터시장에서는 LG전자 제품이 현지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의 이같은 성과는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대대적인 자사 브랜드 광고 그리고 현지 에이전트와의 성공적인 협력관계 구축 덕분으로 파악된다. 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적절한 신모델 출시로 이란 시장을 적극 공략했기 때문이다.
두 업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업체는 이란 IT시장 진출을 위해서 품목별로 현지 시장특성을 감안한 수출전략을 세워야 한다. PC는 현지 수입규제와 고관세로 완제품의 수출은 어려우나 CPU, RAM, 주기판, 하드디스크, CD 드라이브, PC 모니터 부품, 마우스 부품, 키보드 부품 등 PC 주요 부분품은 현지 생산불가로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5% 이내의 저관세가 적용된다. 따라서 PC 부분품의 이란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한국산의 기술력 홍보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현지 광고가 필수적이다. PC 부분품 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업체인 대만 및 중국산의 가격수준이 30% 이상 저렴해 가격으로는 이들 업체와의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 시장은 여타 중동시장과 마찬가지로 매우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 일정규모 이상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유능 에이전트를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이동전화단말기의 장기적인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현지업체와의 기술제휴 등을 통해 CKD 수출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란은 자국제조업 보호 정책에 따라 완제품의 경우 수입 규제와 고관세정책으로 공식 수입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완제품의 이란시장 직접 진출은 점점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ktcthr@neda.net.ir
◇오만 무스카트무역관 윤강덕 관장
오만의 일반인들에게 한국의 IT제품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여기에는 현지 IT시장이 크지 않아 국내업체들이 진출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이 주요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현지 시장은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유럽기업들이 시장을 점유해 왔지만 우리나라도 IT 강국의 이미지와 제품의 우수성을 알린다면 진출전망은 매우 밝다. 오만산 석유, 가스의 최대 수입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과 현지 기업들의 우리 IT산업에 대한 높은 평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동전화기, PC 등 일반 IT상품 이외에 네트워킹 장비나 각종 시스템 솔루션, 프로그램 등도 유망한 분야다. 특히 시스템 개선 필요성이 큰 공항, 항만 등의 교통, 통관, 경찰, 병원, 은행 분야에 적극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
현지 IT시장의 부흥에 발 맞춰 현지 출장이나 전시회 참가, 제품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개별 기업과 제품에 대한 소개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와 다른 왕정체제하의 신분사회로 기업 이미지와 신용도를 중시하는 특성을 고려해 현지의 유력기업과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파악된다. kotramct@omantel.ne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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