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가 출범 초기 내세운 ‘유망 중소기업 상품 발굴 및 유통망 확대’라는 사업목적이 크게 퇴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관련업계 및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TV홈쇼핑에서 취급하는 대기업 및 유명 브랜드 상품의 비중이 날로 급상승, 중소기업 상품의 취급비중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지만 TV홈쇼핑의 기록적인 매출 상승이라는 화제에 가려 그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 5개 TV홈쇼핑 업체의 최근 한달간 판매상품 및 프로그램 편성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상품이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경우 95년 출범 초기 90% 이상이던 중소기업 상품 비중이 해마다 줄어 현재 전체 매출 비중의 20% 안팎에 머물고 있으며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TV 등 신규홈쇼핑 역시 출범 6개월여만에 본래 사업목적에서 벗어나 대기업 및 유명브랜드 상품을 경쟁적으로 취급하면서 중소기업 상품군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신규홈쇼핑 업체들은 지난해 TV홈쇼핑 채널 허가 당시 중소기업 유망 상품의 발굴 및 유통망 확충으로 중소 제조업체의 활로를 모색한다고 밝혀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홈쇼핑업체와의 매출 경쟁에 연연해 중소기업 상품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TV홈쇼핑의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전·컴퓨터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공조를 비롯해 소니, JVC 등 유명 외산 브랜드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체 상품이라해도 성광전자 등 이미 많이 알려진 유명 브랜드 일색이다.
패션상품의 경우 CJ39쇼핑과 LG홈쇼핑 등 기존 선발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자체브랜드(PB)를 도입, 일부 유명상표에 대한 집중판매 전략을 펴고 있고 생활용품 및 잡화에서도 이미 시중에서 일정 정도 인지도를 얻은 제품에 한해 카탈로그 및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홈쇼핑은 고가브랜드 중심으로, 우리홈쇼핑은 여성을 위한 홈쇼핑채널이라는 명분 아래 유명브랜드 취급을 확대하고 농수산TV는 매출확대를 명분으로 농수산물 유통과 전혀 관계없는 각종 가전제품 및 공산품 취급을 경쟁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또한 장애인 제조 상품, 실버상품, 지역특산품 등 당초 신규 홈쇼핑업체가 내세운 특화상품 발굴 계획도 현재로서는 전무하거나 프로그램 편성상 취급실적이 미미한 실정이다.
모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TV홈쇼핑이 중소기업의 우수상품 발굴의 창구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일부 품목에 지나지 않으며 TV홈쇼핑에 소개되기 위해서는 이미 자본과 생산 능력에서 일정 정도 검증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조건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