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차세대인터넷연구센터에서는 국내 대학 최고 수준의 시험망을 구축 운용중이다. 16심 SMF 광섬유로 이뤄진 실험망(3㎞)은 IP over ATM 및 기가비트 이더넷 구조의 독립적인 4노드 시험망으로 국내의 차세대 인터넷 연구그룹인 APAN-KR 등 국내외 기관들과 서울대·KAIST 등 국내 7개 대학과도 연결돼 공동연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라는 것은 현재의 인터넷 서비스로는 제공하기 힘든 광대역 고품질 서비스가 포함된다. 원격진료, 원격강의, 가상실험실, 가상공장 그리고 인터넷 고화질 방송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트래픽 엔지니어링 기술, 인터넷 방송 및 그룹통신 기술, 이동 인터넷 기술, 고속 광전송망 기술 등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 모델의 개발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이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 차세대인터넷연구센터(NIR·센터장 강철희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연구센터(ITRC) 육성 및 지원 사업에 의해 ‘차세대 인터넷 기반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곳으로 선정돼 지난 2000년 8월부터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을 펼쳐왔다. 고려대학교내 차세대 인터넷 관련연구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 그동안 21세기 정보통신망 구축시 대용량 멀티미디어 정보가 고속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네트워크 기술연구에 몰두해왔다.
현재 NIR는 강철희·안순신·박진우·강현국·강충구·서보석 등 6명의 교수와 박사과정 10명 및 석사과정 21명 등 31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초고속 인터넷망 및 관련 응용서비스다.
NIR는 현재 유무선통합 인터넷에서 서비스품질(QoS:Quality of Service)을 적정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고속 광전달망 기술, 무선인터넷의 무선링크제어기술 등을 연구하는 한편 이를 실험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넷 시험연구망을 운용하고 있다. 16심 SMF 광섬유로 이뤄진 실험망을 약 3㎞ 가량 구축해 놓고 있다. IP over ATM 및 기가비트 이더넷 구조의 독립적인 4노드 시험 망으로 국내 대학중 유일하다. 특히 이 망은 국내의 차세대 인터넷 연구그룹인 APAN-KR(Asia Pacific Advanced Network-KR) 등을 포함한 국내외 기관들과 서울대·KAIST 등 국내 7개 대학과도 연결돼 공동연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NIR의 연구활동은 5가지의 세부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제1세부과제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요소기술과 이를 실험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차등서비스의 트래픽 처리기술과 제어기술 연구 및 3단계에 걸친 시험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등서비스란 고품질을 위해 이용요금을 많이 내는 고객과 평범한 서비스를 원하는 일반 고객에게 차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가 자동으로 제공되게 하려면 다양한 요소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의 스케줄러 기반의 기술을 개선해야 하고 자원할당 및 멀티캐스트 적용법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
제2세부과제는 차세대 인터넷에서의 고성능 라우팅 알고리듬에 관한 연구다. 차세대 인터넷에서 사용하게 될 라우팅 프로토콜, QoS를 지원하는 라우팅 알고리듬, 유무선 환경에서의 라우팅 프로토콜 성능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다. 차등서비스의 구현을 위한 라우팅 알고리듬에 대한 연구로 특히 모바일환경과의 연계연구가 핵심이다. 시뮬레이션이나 수학적인 반성 등에 의해 그 성능을 분석하고 다른 라우팅 알고리듬과 성능을 비교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제3세부과제는 유무선 이동망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 에이전트 기술을 연구한다. 유무선 인터넷망에서의 멀티미디어에 적합한 QoS 제공을 위한 에이전트 기술과 셀룰러 기반의 이동인터넷서비스를 위한 통합 에이전트 기술개발이 주요 목표다. 특히 유무선 인터넷 망에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모델에 관한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유선 및 무선 링크를 사용한 가입자망을 구축해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성능을 측정하고 최적화를 위한 기능 분산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제4세부과제는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광 전달망과 액세스 피더망을 경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망 설계 및 가입자망 연동기술을 연구하는 것이다. 특히 IP 백본망을 지원하는 광 전달망의 설계기법 및 복구방식 연구가 핵심이다. WDM 전광통신망에서의 라우팅, 파장할당알고리듬 등을 비롯해 IP 패킷 그루밍(grooming)과 광 바이패스(bypass) 기능을 이용한 노드 구조 단순화 방안을 연구한다.
제5세부과제에서는 차세대 이동인터넷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효율적인 무선접속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 나아가 이동IP서비스를 위한 제어기법을 개발해 대역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공간분할 다중접속(SDMA:Space Division Multiple Access)’ 등을 연구한다.
특히 4세대 이동통신 요소기술과 관련해 ITU-R WP8F의 조직 및 비전을 분석하며 각 그룹별 활동사항과 최근 동향을 분석하고 있다. 유럽의 IST 산하 KA4 프로젝트의 목적 및 방향과 일본의 MPT/NTT DoCoMo의 MAGIC 프로젝트, 국내 동향도 조사한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현 시점에서 필요한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의 나아갈 바를 연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OFDMA, 채널 코딩 기술, 대역 효율성을 고려한 동적패킷할당(DPA:Dynamic Packet Allocation)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IEEE 802.11 및 IEEE 802.16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선 LAN 및 BWA(Broadband Wireless Access)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블루투스 망에서 효율적인 이동성을 지원할 수 있는 블루투스 네트워크 접속장치(BNAP:Bluetooth network access point)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와 같은 5개의 세부과제를 통해 NIR는 궁극적으로 유무선 통합 환경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방법을 도출해낼 계획이다. 연구결과에 따라 유선 백본망과 무선 접속기술을 비롯해 QoS 라우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에이전트 기술들이 속속 개발될 것이다. 특히 제1세부과제는 이러한 결과들을 통합하는 차세대 인터넷 시험망을 구축해 차세대 인터넷 망 연구센터로서의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기관이라는 환경의 유연성을 대폭 활용하면 차세대 인터넷의 변화를 쉽게 수용하여 망 진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IR는 2000년부터 이미 연구실적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국내외 관련저널과 콘퍼런스에 총 200여차례나 논문을 게재했고 국내외 특허도 11건이나 출원한 상태다. 논문 제목은 서비스품질(QoS)을 지원하는 경로탐색 방법, 계층적 망구조를 위한 일반적 최적경로 라우팅 알고리듬, 이동 인터넷 환경에서의 라우팅 성능 개선방법, 대역폭 가변형 대역 통과 필터 및 이를 이용한 필터링 방법 등이다.
물론 상용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오넷, 팍스콤, 텔리언, 그루정보통신, 호림테크놀로지, 벤처타이거, ENGEDI넷, 코스모브리지, 서두인칩 등 관련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에 돌입한 단계는 아니다. 이 중에서 전광패킷스위칭기술이 그나마 상용화 논의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지만 이 역시 집적화가 가능한 광메모리 및 광로직 등 소자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또 MPLS 라우터의 고속 포워딩 기술, 블루투스(Bluetooth)를 이용한 LAN 액세스포인트, 차등서비스망 구축 기술 등에 대해서도 상용화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태다.
현재 인터넷 망의 고도화를 위한 차세대 인터넷에 대한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터넷 이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빚어지는 정체현상을 줄이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이용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도로로 치면 국도를 정비해 고속도로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NGI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응용서비스와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 개발을 위해 고속실험망을 구축한 바 있다. 또 대학 중심의 차세대 인터넷 연구모임인 인터넷2 컨소시엄을 통해 응용서비스기술과 미들웨어기술,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캐나다는 ‘CANARIE’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을 적용한 선도적망을 구축했으며 유럽은 ‘TAN-155’에서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일본·싱가포르가 주축이 돼 APAN(Asia Pacific Advanced Network)이라는 차세대 인터넷연구를 위한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인터뷰-강철희 센터장
“앞으로 유무선이 통합되고 멀티미디어가 주류를 이루게 되면 현재와 같은 망환경 및 운용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겁니다. 정보통신 대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고 세계를 리드하려면 이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의 성과에 너무 자족하면 곤란하지요.”
강철희 고려대학교 차세대인터넷연구센터장(56)은 네트워크 연구를 도로공사 설계에 비유했다. 국내의 도로망 설비수준은 OECD국가 중 상위에 속하지만 교통소통 수준은 매우 낮다는 점을 들며 국내 인터넷환경 역시 설비는 훌륭하지만 효율적인 운용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꼬집는다.
“차세대 인터넷 연구는 도로망을 재정비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주류를 이루게 될 향후에는 인터넷망도 재정비돼야 하기 때문이지요. 도로의 체계가 엉망이면 아무리 도로폭이 넓고 노면이 깨끗해도 소통은 원활해질 수 없지 않습니까. 저희들은 도로공사를 위한 설계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그가 그리는 차세대 인터넷의 그림은 몇가지로 요약된다. 서비스품질을 보증하는 인터넷망, 멀티캐스트 기술, 차등서비스 구현, 유무선 통합 및 VoIP 등이다. 일찍부터 예견됐던 것들이지만 미래의 망환경을 예측해 그 위에서 구현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강 교수는 “네트워크 연구는 기초기술 연구와 관련산업과의 연계 및 산학연의 협조가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더구나 미래의 망환경을 미리 예측해 구축해 놓고 직접적인 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투자도 필요합니다. 대학이 혼자서 담당하기엔 벅찬 일이지요.”
그는 국내 기업들이 기초기술 연구는 외면하고 현재 팔릴 수 있는 제품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기업들이 자신의 연구활동을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상용화는 먼 얘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앞으로 연구기관 및 기업 등과 공동연구 등에 활발히 나서 센터에 구축된 시험망이 적극 활용되도록 할 생각”이라며 “특히 APAN-KR를 통해 대학 및 연구기관간 협력을 확대해 선진 각국에 못지 않은 공동연구 풍토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센터에 구축된 실험망은 IP over ATM 및 기가비트 이더넷 구조의 독립적인 4노드 시험 망으로 이런 시험망이 구축된 곳은 국내 대학 중 유일하며 대학간 차세대 인터넷 공동연구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강 교수는 와세다대학에서 전기통신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단장, KAIST 전기및전자과 교수,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겸임교수 등을 거쳐 95년부터 고려대학교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임중이다. 올 2002 한일월드컵 조직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전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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