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회운영시스템을 배우자!’
이번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숨겨진 요인 중의 하나는 한국의 첨단기술과 운영노하우다. 돌풍이라 불리던 한국축구에 이어 수많은 경기를 한치의 오차 없이 매끄럽게 연결하고 운영할 수 있는 한국의 대회운영시스템에도 세계인들이 다시 한번 놀라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국의 운영시스템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국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첨단 통신과 방송기술 등을 접목한 ‘IT월드컵’ 운영 노하우가 새로운 수출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 한치의 차질 없이 매끄러운 진행을 도맡아 온 쌍용정보통신의 첨단 월드컵대회 관리시스템이 외국인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이 이번 대회에서 구축, 가동한 시스템은 크게 대회관리시스템(GMS)과 미디어정보시스템(MIS-INFO) 및 기타 시스템(PDS:출력배포시스템, FTP:자동자료전송 등) 세 가지다.
대회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대회관리시스템은 등록시스템, 의전시스템, 수송시스템, 물류시스템, 인력관리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또 미디어정보시스템은 내부 인트라넷 시스템으로, FIFA 및 월드컵조직위 활동상황과 경기 결과를 한일 양국에 전달하며 방송 및 기자단에게 월드컵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이번 월드컵에서 스포츠 SI분야에서의 역량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인정받으면서 사실상 이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인했다.
월드컵대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쌍용정보통신은 최근 일본 후쿠오카시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후쿠오카시 전체를 대용량 광레이저 통신과 무선랜 등으로 묶어 유무선 인터넷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쌍용은 독자개발한 유무선통합 서비스 플랫폼 기반의 인터넷전화·네트워크인프라·가입자인증과 빌링시스템·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콘텐츠 등을 공급하게 된다. 국내 SI(시스템통합)업체가 일본시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낸 것은 흔치 않는 경우로 쌍용정보통신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해외스포츠 솔루션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또 베이징 여자월드컵(2003년), 카타르 아시아경기대회(2006년), 독일 월드컵(2006년), 베이징올림픽(2008년) 등 세계 스포츠 SI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이번 월드컵에서 서울 상암동과 제주 서귀포 경기장의 영상·음향 시스템을 구축, 월드컵의 성공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삼성SDS는 경험을 바탕으로 유로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포르투갈과 2008년 올림픽 개최지인 중국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삼성SDS는 올 들어 중국 40개 지역 리조트시설에 IT(정보기술)시스템을 구축하는 총 2억달러 규모의 리조트 IT구축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S는 2010년께 전체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88억달러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KT도 월드컵을 위해 개발한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에 대해 외국 방송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임에 따라 수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쌍용정보통신 김영기 팀장은 “월드컵 대회관리시스템(GMS)은 이번 대회의 전산분야를 총괄하는 핵심 전산시스템으로 월드컵 전 경기는 물론이고 인력·물자·수송 등 모든 기간 업무들이 GMS를 근간으로 이뤄진다”며 “이번 월드컵의 운영시스템은 한국의 최고 IT기술을 유감 없이 보여준 좋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