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전지 장비업체들이 저가를 무기로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사다·히라노·오노·도레이·하이섹·도요시스템·가타오카·NEC 등 일본 2차전지 장비업체들이 믹서·코터·슬리터·프레스와인더 등 2차전지 관련 장비를 지난해 대비 30∼40% 인하해 공급키로 하는 등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일본의 2차전지 업체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삼성SDI·LG화학·SKC 등 한국의 2차전지 업체들은 올들어 대규모 증설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한국 장비업체들의 시장잠식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SDI는 올해 550만셀에서 내년초 750만셀을 목표로 설비 증설을 추진중이며 LG화학도 생산능력을 올초의 2배인 700만셀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지난 4월 월 25만셀의 양산시설을 갖추고 리튬이온폴리머전지 양산에 나선 SKC는 올해 100만셀 규모의 설비증설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고조되자 국내 2차전지 장비업계는 긴장을 늧추지 않으면서도 과거처럼 시장독점체제의 드라이브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2차전지 셀업체들이 국내 장비업계와 호흡을 같이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과거처럼 일본 업체들의 시장 독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의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2차전지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국산 장비를 우선 채용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성장 초입기에 들어선 2차전지산업 육성을 위해 장비 구매시 국산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장비업체인 엘리코파워측도 “국산 2차전지 장비의 성능이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질 게 없어 일본 업체들의 저가공세에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