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주인 되는 협회를 만들겠습니다.”
벤처기업협회 오형근 신임 전무(54)가 밝히는 협회의 운영 방침이다.
간단하지만 협회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이보다 더 많은 뜻을 담아낼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회 전반에 퍼진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인으로 인식되던 벤처기업이 지금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불과 1∼2년에 불과하지만 이를 걷어내는 데는 2∼3배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벤처기업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인식전환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같은 계획은 오는 10월말께 예정돼 있는 ‘벤처기업 전국대회’에서 가장 먼저 가시화해 그동안 정부주도적이었던 대회를 협회와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한 축제의 마당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물론 행사중에는 ‘자율정화 선포식’ 등을 통해 사회에 벤처업계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줄 생각이다.
“사회인식 전환 노력과 함께 추진하는 사업은 협회에 대한 회원사들의 소속감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협회가 단순히 회비만을 요구하는 단체가 아니라 다양한 정보제공 등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중기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벤처넷과 협회의 회원DB 등 각종 벤처관련 정보를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만들 예정이다. 또 매월 혹은 격월로 벤처업계의 동향, 각 CEO들의 동정, 벤처관련 제도 변경 내용 등을 담은 벤처뉴스레터 발간도 추진키로 했다.
경영 지원을 위해서는 국내외 마케팅, 판로개척 등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벤처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자유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7월 일본 후쿠오카 시장개척단을 시작으로 9월, 11월에는 홍콩, 실리콘밸리에서 대규모 현지 IR도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 전무는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을 통해 협회의 연구·조사 기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벤처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정책 개발을 위해서다.
“다양성과 자유분방함이 벤처업계의 최대 장점이지만 이 가운데서도 일정 정도의 체계는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가겠다는 게 오 전무의 벤처업계 도전 일성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