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3부(5)MIT 미디어랩의 차세대 프로젝트

사진; 입는 컴퓨터의 프로토타입

21세기 유비쿼터스 정보화 사회는 4M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Mobile)의 보편화, 마이크로 시스템(MEMS: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s)의 비약적인 발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독주, MIT 미디어랩에 의한 새로운 차원의 미디어 기술발전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정보화와 인간의 삶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라 할 수 있는 MIT 미디어랩은 지난 85년 가을, MIT 교수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와 총장을 역임한 제롬 와이즈너에 의해 창시됐다. MIT 미디어랩의 연구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표현하며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확장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교육과 발명, 창의적인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연구소에는 40명의 교수 및 책임자급 연구원, 100여명의 연구진, 183명의 석·박사과정 학생, 200명의 학부생이 있으며 전세계 170여개 기업으로부터 연간 500억원의 연구기금을 받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MIT 미디어랩은 2005년 완공을 목표로 3개의 연구센터로 이루어진 연구단지(complex)로의 확장을 준비중이다. 연구단지는 미래 디지털시대의 어린이들이 살고, 배우고, 노는 모든 방법에 초점을 맞춘 오카와센터와 다른 두개의 연구센터로 구성될 예정이다.

 두개의 연구센터 중 하나는 물질세계의 원자와 디지털세계의 비트를 결합하고 연계하는데 필요한 하부기술과 과학에 초점을 두고 다른 하나는 예술과 표현에 초점을 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MIT 미디어랩은 ‘미디어랩 유럽(2000년 아일랜드)’과 ‘미디어랩 아시아(2001년 인디아)’를 설립하고 10년 동안의 발전을 모색하는 등 전세계로의 연구 제휴와 역량 확대를 꿈꾸고 있다.

 2002년 4월 현재 진행중인 MIT 미디어랩의 연구활동은 기업 스폰서들의 연구기금 지원으로 운영중인 5개의 연구 컨소시엄과 특정한 이익집단에 의해 수행되는 10개의 작은 연구집단, 33개의 연구 책임자별 프로젝트와 310개의 세부 연구과제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공간 바꾸기(changing places)’ ‘디지털 생활(digital life)’ ‘디지털 국가(digital nations)’ ‘정보의 조직화(information organized)’ ‘생각하는 사물(things that think)’ 등 5개 연구 컨소시엄의 주요 테마를 보면 21세기 디지털 기술의 활용방안, 즉 국가정보화의 방향과 함께 연구기금을 제공한 기업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유망 IT 비즈니스들이 무엇인지 그려볼 수 있다.

 ‘공간 바꾸기’ 연구 컨소시엄은 새로운 기술·물질·설계 전략이 어떤 방법으로 생활의 복잡함에 반응하는 동적이고 진화하는 공간(장소)을 만들 수 있는지를 연구중이다. 이 연구는 새로운 설계·건설·디지털 기반 개념들을 평가하기 위한 주택 규모의 ‘활기찬 시설(agile facility)’들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디지털 생활’ 연구 컨소시엄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기계들로 채워진 세계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연구의 세가지 초점은 △사회적·개인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물에 내재된(embedded)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초기술을 개발하는 것(연결성 향상) △일상생활에서의 상식이나 사회적 지각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체화된 현실 강화) △사람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보다는 사람의 욕구에 스스로 적응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사용자를 생산자화)이다.

 ‘디지털 국가’ 연구 컨소시엄은 교육의 개선, 건강관리의 확대, 공동체 개발 지원과 같은 주된 사회적 도전을 혁신적인 디자인이나 새로운 디지털기술의 사용을 통해 해결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과 사회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 나가도록 일상의 모든 상황에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정보의 조직화’ 연구 컨소시엄은 디지털 콘텐츠가 어떻게 인간의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의 한단계 높은 혁신을 지향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정보의 수집·표현·발산 방법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온 디지털화를 더욱 고도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묘사하기 위한 지능적인 기기,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의 표현과 시각화 방법, 정보소비자를 디지털 콘텐츠를 둘러싼 새로운 유형의 방식에 익숙하게 하는 도구를 개발하는데 핵심을 두고 있다.

 ‘생각하는 사물(TTT)’ 연구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과 매우 밀접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컴퓨팅과의 의사소통에 있어 전통적인 컴퓨터 단계를 뛰어 넘어 모든 일상의 사물로 확장시키는 방법을 탐색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지금까지의 컴퓨터 기술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아 컴퓨터는 사람이 쫓아다녀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컴퓨터가 스스로 지능화되어 사람들의 욕구에 맞추도록 하자는데 있다. 궁극적으로는 원자핵부터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디지털 세계의 비트와 물리적 세계의 원자를 통합 시키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을 주인으로 섬기는 지능화된 사물과 컴퓨터를 연구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든 기계와 사물들이 사용자의 언어·행동·생활습관 등을 스스로 이해하고 서로가 정보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생각해 사람이 의식하지 않아도 사용자를 위해 일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 지능화된 사물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커피 마시는 습관을 분석해 미리 신선한 커피를 준비하는 커피메이커나 수분을 감지해 물을 주는 화분 등이다. 이것은 그림(왼쪽)에서처럼 사물에 내장된 센서를 통한 현실 상태의 감지, 상황의 특성추출, 학습을 통한 가능성과 결과에 대한 모델링, 상황분류, 행동화 단계를 거치면서 가능해진다.

 생각하는 사물 연구는 다시 상황인지 컴퓨팅(context-aware computing), 반응하는 환경(responsive environments), 나노센싱(nanoscale sensing) 등 30여 개의 세부프로젝트로 나뉜다.  상황인지 컴퓨팅 프로젝트에는 20여개의 하위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상황인지 테이블(context-aware tables) 프로젝트에서는 이용자의 높이를 인식해 크기를 조절하고 옆 테이블과도 상호작용하는 테이블을 개발한다. 반응하는 환경 프로젝트 안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연주를 할 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저렴한 입는 센서(inexpensive wearable sensor for large-crowd interaction) 프로젝트 등이 있다.

 21세기 들어 새로운 전환점에 와 있는 MIT 미디어랩은 끊임없이 새로운 개념과 응용가능성을 지닌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그들은 엄청난 기회와 가능성을 발 빠르게 만들어 내고 있다. 실험정신과 창조적 노력은 국부의 원천임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할 때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프리드만 머턴과 ‘스마트 사물(Smart Its)’ 프로젝트

 마크 와이저의 뒤를 이어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을 가장 잘 발전시킨 사람 중 한 사람을 꼽는다면 프리드만 머턴<사진>일 것이다. 그는 취리히의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ETH) 소속 ‘분산시스템 연구 그룹(Distributed Systems Group http://www.inf.ethz.ch)’의 책임자로 ‘사라지는 컴퓨팅’과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의 많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오는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에서 개최예정인 국제 퍼베이시브 컴퓨팅학술대회의 의장이기도 하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은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차세대 컴퓨팅의 포괄적 개념이다.

 ‘분산시스템 연구 그룹’은 컴퓨터가 사물 속에 심어지면서 우리 눈에서 사라지고,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인간이 살고 있는 모든 환경에 걸쳐 퍼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턴이 주창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연구의 핵심은 ‘스마트 사물(smart its)’ 프로젝트다. 스마트 사물 프로젝트는 유럽연합의 정보사회기술(IST)연구 프로그램의 지원하에 수행되고 있는 ‘사라지는 컴퓨터 이니셔티브(disappearing computer initiative)’의 16개 연구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람 주변의 모든 사물에 스스로 정보처리를 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센서, 그리고 무선통신 및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 등을 삽입해 정보인공물(information artefacts=스마트 사물)들간에 협력적인 상황인식과 활동을 수행하게끔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사물들간의 의사소통과 관련해 라벨처럼 부착할 수 있는 무선인식(RFID) 기술의 개발, 블루투스 무선통신기반 기술, 위치와 안전성, 스마트 사물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에 관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 사물’ 프로젝트는 프리드만 머턴 자신이 말한대로 앞으로 전개될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나리오의 향방을 결정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