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 여름 가전시장 `소비자 붙잡기` 나섰다

 ‘1조8000억원 규모의 여름 가전 시장을 잡아라.’

 올 여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름 가전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궈지고 있다. LG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테크노마트·하이마트·전자랜드21 등 주요 전자유통업체는 에어컨·선풍기·냉장고 등 제철을 만난 가전제품을 전면에 앞세우고 소비자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가전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상승한 1조6000억∼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주요 메이커가 지난해와 달리 다양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에 승부를 걸고 있어 품목별로 빠르게 세대교체가 일어날 전망이다.

 여름철 가전업계의 최대 관심은 역시 ‘에어컨’이다. LG와 삼성전자의 선두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산소에어컨’을 앞세운 대우전자와 만도공조·센추리·캐리어 등 에어컨 전문업체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테크노마트는 올해 에어컨시장은 ‘다기능, 공간절약, 섬세한 디자인’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냉방만 중시하던 기존의 에어컨과 달리 올해는 주변 첨단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고급스런 마감재로 장식한 초슬림형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인터넷제어가 가능한 28평형 휘센 제품을, 센추리는 에어컨 살균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주력으로 꼽았다. 삼성 블루윈도 초절전 기능의 제품을 선보였으며 대우전자 역시 지난해 공기의 입자투과도 차이를 이용해 산소 정화 문제를 해결한 수피아 제품을 대표 제품으로 꼽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냉장고 중에서는 주요 가전유통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문형 냉장고’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워 판촉에 나서고 있어 양문형 위주로 세대교체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양문 여닫이형 냉장고 시장은 올해 지난해에 이어 삼성전자의 ‘지펠’과 LG전자의 ‘디오스’가 양분하며 기능성 냉장고가 인기제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이마트는 냉장고시장은 기존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교체수요보다 신혼살림을 위한 신규 수요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 저렴한 보급형 모델인 기본형 양문형 냉장고가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피부 특성과 제품의 기능에 따라 온도를 설정하는 화장품 냉장고, 열을 흡수하는 직랭방식을 적용한 반찬 냉장고 그리고 와인을 보관하는 와인 냉장고 등 틈새시장을 노린 세분화된 기능의 소형 냉장고도 인기를 끌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에 밀려 시장규모가 다소 축소된 선풍기도 여전히 여름 인기상품이다. 전자랜드21과 하이마트와 같은 전자 전문 유통점은 표준형, 리모컨 조절형, 벽걸이형, 탁상용 등 다양한 형태의 선풍기를 4만원에서 10만원까지 폭넓은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갖추고 여름 가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올 여름 가전시장에서 또 하나의 테마는 냉풍기다. 선풍기와 에어컨의 장점을 살린 냉풍기는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에어컨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전기소모는 10분의 1에 지나지 않아 보급이 확산되는 추세다.

 하이마트 정병수 상무는 “올해 여름 가전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상승한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도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 가전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