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계 "가슴 설렌다"

하반기 잇따른 호재로 낙관할...

 ‘고생 끝 행복 시작.’ 

 하반기를 맞아 잇따른 호재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계가 사업호조의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있다.

 세계 유수의 시장조사기관들이 지난해보다 올해의 세계 반도체 및 LCD 장비시장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반갑지 않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초대형 수요처가 포함된 우리나라의 시장상황은 낙관할 만하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반도체 및 LCD 분야에만 3조5000억원의 설비투자 방침을 정한 삼성전자는 이들 금액의 대부분을 하반기에 집행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LG필립스LCD가 연말까지 5세대 LCD 생산설비 확대구축에 1조4000억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시달렸던 장비업계는 긴 공항의 터널을 벗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LG필립스LCD와 맞대응하기 위해 5세대 LCD 설비확충에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12라인 300㎜ 일관생산공장(FAB:팹) 건설에 3조∼4조원의 투자계획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아 장비업계는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올 상반기 2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나 하반기에는 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중화권 제조업체의 신규 발주가 확실시돼 4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화일렉트론(대표 신원호)은 올 상반기 지난해 전체 매출인 8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음달에만 국내 제조업체와 대만업체로부터 최소 60억원 이상의 장비 수주를 확보한 상태여서 하반기중 최소한 120억원의 추가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이컴(대표 이억기)은 상반기 70억∼80억원 매출, 하반기에는 LCD 장비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수주를 예상, 2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올 상반기 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유니셈은 하반기에 2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아토는 상반기의 약 50억원보다 무려 6배나 신장된 300억원의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업체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확실한 수주 가능성을 근거로 하반기 매출을 크게 늘려잡았다”며 “특히 장비업체들이 지난해 불황을 겪으며 인원감축, 사업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절감에 노력해왔기 때문에 경상이익 면에서도 상당한 호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